"마르코스 가문 불법자산 환수" 저격도
강성 발언 불구, 지지율은 8%
필리핀 대통령선거(5월 9일)에 후보로 등록한 '복싱영웅' 매니 파퀴아오 상원의원이 현 정권과 과거 독재정권을 향해 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을 비판하고 마르코스 가문의 불법 자산 등을 언급하며 존재감 확보에 나선 것이다.
17일 필리핀스타 등 현지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파퀴아오 후보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에 당선되면, 두테르테 정권이 벌인 불법적인 마약과의 전쟁과 관련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조사를 추진할 것"이라며 "나는 마약사건 용의자를 길거리에서 총으로 살해하는 방식이 아닌, 법과 절차에 따른 올바른 방법으로 마약을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두테르테식'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사망한 시민은 공식 집계로만 6,000명이 넘는다. 현재 필리핀은 ICC의 조사를 피하기 위해 국제형사법 조약을 탈퇴한 상태다.
파퀴아오 후보는 당선이 가장 유력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을 향해서도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마르코스 후보는 계엄령 등을 통해 21년 동안 장기 집권했던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독재자인 선친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파퀴아오 후보는 "필리핀이 가난한 건 독재가문의 부패 때문"이라며 "마르코스 가족들이 과거 국고에서 빼돌린 수십억 달러에 대한 환수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에선 집권 당시 부정 축재한 마르코스 가문의 재산이 100억 달러(약 12조 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론분석기관 '펄스 아시아'가 지난달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1위는 지지율 60%를 기록 중인 마르코스 후보이며, 2위는 두테르테 정권과 대립각을 세운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16%)이다. 파퀴아오 후보는 프란시스코 도마고소 마닐라 시장과 함께 8%로 공동 3위다. 지난 8일 후보 등록 절차가 끝난 필리핀 대선은 5월 9일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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