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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 "수도 없이 도망가고 싶다... 항상 긴장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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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 "수도 없이 도망가고 싶다... 항상 긴장의 연속"

입력
2022.02.1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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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왼쪽)이 손예진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유재석(왼쪽)이 손예진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배우 손예진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았지만 작품을 할 때마다 두렵고 긴장된다는 그는 높아진 기대치에 압박감이 강해진다고 털어놨다.

손예진은 16일 오후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유재석과 일일 MC 이말년을 만났다.

이날 유재석은 지난 2020년 큰 사랑을 받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언급했다. 이 드라마에서 손예진은 현빈과 찰떡 호흡을 선보였고 이후 공개 열애를 시작한 바 있다. 두 사람은 다음 달 결혼한다.

"드라마를 인기를 예상했나?"라는 질문에 손예진은 "이 작품을 계기로 해외 팬들이 많이 생겼다. 분단국가의 정서를 해외 팬분들이 공감하고 응원해 주신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라고 답했다.

미국 리메이크가 확정된 '사랑의 불시착'에서 윤세리 역을 누가 맡으면 좋겠냐고 물으니 손예진은 "여주인공은 내가 열심히 해보려 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주변 사람들과 모니터링을 하나"라고 묻자, "나는 혼자 한다. 그것도 부끄럽다. 과거 영화 같은 게 TV에서 특선으로 한다. 그러면 나는 안 본다. (채널을) 돌린다"며 웃었다.

학창 시절 인기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손예진은 "나쁘진 않았다"고 웃으며 "대여섯 살 무렵에 예쁘다는 의미를 알지 못하는 나이였는데, 사람들이 다 '너 너무 예쁘게 생겼다' 해서 집에 와서 거울을 보면서 '예쁘게 생긴 건 뭘까'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손예진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손예진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유재석은 "음료 CF를 잊을 수 없다. 인간 이온음료다. 광고랑 잘 어울렸다"고 칭찬했고, 손예진은 "오디션을 보진 않았던 거 같고 그 광고가 들어왔다고 해서 '우와' 했다. 좋은 광고지 않나. 콘셉트도 그렇고 대선배님들이 거쳐가셨다. 그리스랑 스페인에서 찍었다"고 회상했다.

손예진은 눈물 연기로도 유명하다. 그는 '멜로 연기를 잘하는 비결'에 대해 "멜로 연기나 코믹 연기, 사실 이게 딱히 나누어진다고 생각은 안 한다. 코믹을 잘하는 분이 멜로도 잘하고 멜로를 잘하는 분이 액션도 잘한다고 생각한다"며 "(팬들이) 내 멜로 연기를 특히 좋아해 주시는 거 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또한 손예진은 원조 '국민 첫사랑' 수식어에 대해 "내가 언제까지 그 얘기를 듣겠나. 이제 시간이 지나면 그런 얘길 들을 수 없으니까. 내 나이에 맞는 또 다른 수식어를 붙여주시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말년은 "국민 첫사랑의 첫사랑은 누구인가"라고 물었고, 손예진은 "지금 사랑이 첫사랑이다"라면서 웃었다.

더불어 그는 촬영 전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감정신을 찍을 때 즉흥적이고 라이브한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마인드컨트롤을 한다.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으면서도 경건해진다. 이번 신을 잘할 수 있게 스스로 다짐을 하는 거다"라며 "링 위에 오르는 권투선수처럼 현장에 가서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 며칠 전부터 혼자 아침 6~7시에 일어나서 동네 놀이터를 음악 들으면서 걷는다. '나 잘할 수 있을까? 현장 갔는데 이 감정이 안 나오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이 항상 있다. 수도 없이 도망가고 싶다"며 "이 직업의 안 좋은 점 중 하나는 누구도 나를 도와줄 수 없는 거다. 카메라 앞에 서는 순간 외롭다. 카메라가 켜지면 나는 도망가고 싶은데 멋지게 해내야 하고 그런 것들의 반복이었다"고 고백했다.

세월이 갈수록 연기에 대한 부담감이 더 커진다는 손예진은 "20년이란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이젠 내가 좋아하는 걸 즐기기보다 작품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줘야 한다. 연기가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나는 한 명이다. 내가 나아지고 진화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지 않나. 높아지는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에 스스로 힘들긴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인 때는 연기하기에 급급했다. 결과를 신경 쓰고 고민할 겨를도 없었다. 이젠 내 이름을 보고 극장을 찾거나 드라마를 보려고 하는 분들을 생각하니 압박감이 강해진다"며 "개봉 앞두고 한 달은 못 잔다. 같이 연기한 배우들, 스태프들을 생각하면 떨리고 걱정되고 '망하면 어떡하지' 한다. 항상 긴장의 연속이다"라고 속내를 꺼내 보였다.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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