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70만 원 냈다면 8,400원 인하
보험사 호실적·고물가 등 당국 압박에 백기
삼성화재가 오는 4월 자동차 보험료를 1.2% 낮추기로 결정했다. 다른 손해보험사도 인하 행렬에 동참할 전망이다. 손보업계가 지난해 자동차보험 흑자를 기록한 만큼 요금을 낮출 여력이 있다는 금융당국 압박에 보험사들이 백기를 든 셈이다.
삼성화재는 4월 11일 계약분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1.2% 인하한다고 16일 밝혔다. 자동차 보험이 1년마다 갱신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 결정은 내년 4월 10일 계약분까지 적용된다. 자동차 보험료로 70만 원을 냈다면 새 요금은 8,400원 싼 69만1,600원이다. 다만 계약 갱신 시점 이전에 사고를 낸 가입자는 보험료가 올라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없다.
업계 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가 자동차 보험료를 깎기로 발표하자 다른 손보사도 인하를 검토하고 나섰다. 자동차보험은 각 회사별로 상품 구조가 비슷하고 온라인상에서 경쟁도 심해 가격을 조정하지 않으면 뒤처지기 쉬워서다.
자동차 보험료 인하는 코로나19 이후 자동차 사고 감소로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액)이 나아진 데 따른 조치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업계 점유율이 85%인 4대 손보사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9.6~81.5%였다. 보험금 1,000원 받아 고객에게 보험료로 최대 815원을 줘 '남는 장사'를 했다는 의미다.
보험업계는 당초 손해율 개선이 일시적인 현상이고 그동안 자동차 보험료가 적자였던 상황을 감안해 요금을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손해율뿐 아니라 고물가, 보험사 호실적을 근거로 보험료 인하를 압박하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손보사가 실손보험료는 적자를 이유로 높이면서 흑자를 낸 자동차 보험료는 그대로 유지하려는 모습이 모순이라는 여론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적자 누적, 정비요금 인상 등 보험원가 상승 요인이 지속됨에 따라 보험료 조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며 "하지만 대다수 국민의 고통이 가중되는 상황을 감안해 코로나로 인한 손해율 개선 부분을 보험료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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