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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죽으란 말이냐"… 해남 김양식 어민들 거리로 나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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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죽으란 말이냐"… 해남 김양식 어민들 거리로 나선 까닭은

입력
2022.02.16 15:27
수정
2022.02.1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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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권 보장 요구 '삭발시위'


16일 전남도청 앞에서 해남 어민들은 삭발식을 거행하고 마로해역 어업권 분쟁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박경우 기자

16일 전남도청 앞에서 해남 어민들은 삭발식을 거행하고 마로해역 어업권 분쟁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박경우 기자

전남 해남군 송지면 김 양식 어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마로해역 김 양식장을 둘러싸고 진도군 어민들과의 분쟁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데 관계 당국은 뭐하고 있느냐고 항의하면서다. 이들은 어업권 분쟁 해결을 촉구하며 단체 삭발을 하는 등 집단 행동에 돌입했다.

송지면 김양식 어민 250여 명은 16일 전남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전남도가 직접 나서서 생계를 위해 살아온 해남지역 어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마로해역과 관련해 분쟁이 극에 달해 재판의 끝자락까지 와 있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남도와 진도군은 중재와 설득에 나서지 않고 뒷짐만 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남도가 '어장분쟁이 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사전 분쟁 요인을 조정한 후 면허 처분한다'면서 어장 이용 개발 계획 승인 조건도 마련했지만 진도군이 이를 이행하지 않고, 면허 처분을 했다"고 지적했다.

어민들은 "행정에서는 오히려 분쟁 당사자 간 상의해서 합의나 조정 방안을 마련하라고 하거나 해당 양식 면허지에서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찾아오라는 등 상황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해당 구역 어업권이 소멸될 때까지 김양식에 종사할 수 있음에도 어업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현 상황이 말이 되느냐"며 "더 이상 송지면 어민들은 물러설 곳이 없는 만큼, 전남도는 해남 어업인들의 생존권을 보장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남도청 앞 집회에서 일부 어민들이 항의 차원에서 삭발식을 진행한 데 이어 오후 해남 어란물김위판장에서도 174명이 삭발했다. 이어 진도군청 앞 등에서 차량시위도 이어갔다. 또 어민들은 이날부터 전남도청 앞에서 요구 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집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27일 광주고법은 마로해역 어업권 분쟁 관련 행사 계약 절차 이행 및 어장 인도 관련 항소심에서 진도군 어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해남군과 진도군 사이의 1,370㏊에 달하는 마로해역 김 양식장을 사이에 두고 벌어진 양 지역 어민간 갈등은 1980년대 초부터 시작됐다.

해남군 어민들이 마로해역의 진도 바다로 넘어가 김 양식을 하며 높은 소득을 올리자, 이에 진도군 어민들도 경쟁적으로 김 양식에 뛰어들면서 분쟁이 일었다.

결국 2011년 법원의 조정을 통해 해남이 2020년 6월 7일까지 10년 간 마로해역 김 양식장 권리를 행사하되, 진도에는 그 대가로 같은 크기인 1,370㏊의 양식장을 신규 개발해 주기로 합의가 이뤄졌다.

진도군수협은 기간 종료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어업행사권 종료 통보와 함께 어장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고, 해남지역 어민들은 양식을 계속할 수 있도록 어업권 행사계약 절차 이행소송을 제기했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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