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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톱10 안착한 유영·김예림 "후회 없이 모든 걸 보여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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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톱10 안착한 유영·김예림 "후회 없이 모든 걸 보여줄게요"

입력
2022.02.16 17:21
수정
2022.02.16 17:39
2면
0 0

유영, 쇼트 트리플 악셀 착지 성공에도 감점
"프리에선 회전수 모두 채울 수 있도록 노력"
김예림, 우상 김연아 갈라 곡 투란도트 맞춰 연기
"큰 키 이용한 저만의 스타일 보여줄게요"

피겨 유영이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을 앞두고 훈련하고 있다. 베이징=뉴스1

피겨 유영이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을 앞두고 훈련하고 있다. 베이징=뉴스1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다. TV 속 김연아에 반해 모든 것을 걸고 달려온 지 12년 만이다. 그 결과물을 은반 위에 오롯이 펼쳐내야 한다. 전반전은 성공적이었다. 유영(18)과 김예림(19)은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 쇼트프로그램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면서 각 6위와 9위를 기록하며 톱10에 안착했다.

특히 유영은 전날 드라마 '레프트오버스'(The Leftovers) 사운드트랙(OST)에 맞춰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을 안정적으로 착지했다. 지금껏 올림픽 무대에서 트리플 악셀에 성공한 여자 선수는 단 4명에 불과했다. 김연아도 트리플 악셀을 구사하진 않았다. 이 3회전 반 점프 랜딩에 성공한 유영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이후 긴장감을 잊은 듯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플라잉 카멜 스핀, 빠른 속도의 레이백 스핀에 이어 트리플 플립까지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올림픽 무대를 만끽했다.

아쉽게도 쇼트에서 유영의 트리플 악셀은 다운그레이드(Downgrade·점프의 회전수가 180도 이상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받으며 점수가 크게 깎였다. 기본점이 8.00점에서 3.30점으로 내려앉았고, 수행점수(GOE)가 0.99점이나 감점됐다. 넘어지진 않았지만 착지에서 비틀거린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의 점수 5.26보다 낮았다.

전날 경기를 마친 뒤 '혹시 프리에선 트리플 악셀 대신 더블 악셀을 뛸 생각이 없나'라는 질문에 "후회 없이 준비한 대로 가겠다"고 밝혔던 유영은 16일 올림픽 메인링크에서 진행된 마지막 훈련에서도 이 세바퀴 반 점프에 집중했다. 경기 전날인 만큼 컨디션 관리가 우선이었지만, 몇 번이고 트리플 악셀을 돌았다. 그는 훈련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100% 쏟진 않고 70% 정도만 연습했다. 트리플 악셀을 많이 시도했는데 몇 번은 넘어지고 몇 번은 성공했다. 잘 조절해서 내일은 좋은 모습으로 탔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유영은 열한 살 때인 2015년 트리플 악셀 훈련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국내 여자 선수 가운데 한번도 이 고난도 기술을 시도한 적 없던 때였다. 수없이 넘어져 부상을 달고 살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프리에서 트리플 악셀에 완전히 성공할 경우 유영은 올림픽 무대에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킨 첫 한국 여자 선수로 기록된다.

유영은 전날 트리플 악셀 판정에 대해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받아들인다. 내일은 회전 수를 채워서 인정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아무래도 첫 점프다 보니 긴장된다"며 "랜딩하면 뒤에 있는 요소들은 좀 편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영은 "어제 경기가 끝나고 수고했다는 연락이 많이 와서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그렇지만 내일이 남았으니까 긴장을 놓지 않겠다. 후회하지 않도록 준비한 것을 모두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예림이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공식훈련을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김예림이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공식훈련을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김예림은 전날 큰 실수 없이 깔끔하고 우아한 연기를 펼쳤다.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플립에서 약간의 흔들림이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침착하게 연기를 마무리지었다. 우상 김연아의 추천곡 프란츠 리스트의 '사랑의 꿈'에 맞춰 쇼트를 연기했던 김예림은 프리에선 김연아가 갈라쇼에서 연기했던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에 맞춰 연기한다.

메인링크에서 마지막 연습을 마친 김예림은 "어제 연기를 마치고 많은 분들이 문자를 보내주셨다. 같은 반이었지만 인사를 안 했던 친구들까지 연락이 왔다"며 웃음을 보였다. 그는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계신 것 같다. 확실히 올림픽은 올림픽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연기를 돌아보니 수행이 100% 마음에 들진 않았다. 결과도 완전하게 깔끔하진 않았다. 등수나 점수 면에서 그 정도면 만족하긴 하지만, 아쉬운 부분을 내일까지 가져가고 싶진 않다. 좀 더 신경 써서 연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제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키가 큰 편이다. 안무나 점프에서 큰 키를 이용한 저만의 스타일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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