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증거만으로 혐의 인정 불충분"
구본엽 전 부사장 등 임원 4명도 모두 무죄
구본상 LIG그룹 회장. 연합뉴스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1,300억 원대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본상 LIG그룹 회장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 권성수 박정제 박사랑)는 1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혐의로 기소된 구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과 LIG그룹 전·현직 임직원 4명에게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구 회장은 2014년 5월 경영권 승계를 위한 그룹 지배구조 재편과정에서 증여세 919억 원, 양도소득세 399억 원, 증권거래세 10억 원 등 총 1,330여억 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자회사인 LIG넥스원의 공모가를 반영해 주당 1만481 원이었던 LIG주식을 주당 3,846원으로 낮춰 평가한 뒤 이 가격으로 거래한 주식 매매 대금을 다른 주주에게 송금한 혐의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당시 LIG 주식 시가가 잘못 평가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나아가 "구 회장과 구 전 부사장이 재무관리팀 관계자의 양도시기 조작을 위한 서류의 소급작성에 공모했다거나 이 같은 지시에 가담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구 회장은 선고 직후 "감사하다. 이제 회사를 잘 끌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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