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섭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
2010년 천안함 사건을 떠올리면, 서해 바다에서 폭침으로 가라앉은 배와 순직한 46명의 군인부터 떠오른다. 그런데 그날 그곳에서 살아남은 58명의 군인도 있었다. 그들은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인 상이연금과 장애보상금 안내조차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싸워야 했다. 여기에 큰 보상금을 받았다는 소문과 패잔병이라는 비난까지 견뎌왔다.
보건학자 김승섭의 신작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는 어느 편이냐를 따지는 잘못된 논쟁으로, 정작 사회의 보호를 받아야 할 트라우마 생존자들이 설 자리를 잃고 방치당한 현실을 상세히 전한다. 천안함과 세월호는 진영논리에 뒤덮여 생존자들이 소외된 대표적 사건이다. 저자는 이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이, '미래의 피해자'에게 힘이 될 것이라고 믿고 연구를 시작했다.
저자는 천안함과 세월호 사건에 대한 정부 보상금을 비교한다. 그리곤 세월호 피해자를 욕하는 일이 천안함 생존 장병의 삶을 개선하고 그 명예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느냐고 반문한다. 현실에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 수 없는 '정치적 선동으로 인한 공허한 충돌'은 잡음만 낼 뿐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생생한 현실에 뿌리박은 갈등'이 활발해져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자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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