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O 국제지휘콩쿠르' 초대 우승자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의 '해방' 공연 17일
시벨리우스·하이든 준비… 첼리스트 김두민 협연
"지난해 콩쿠르 참가로 서울에 왔을 때는 제 기술을 보여주고 저 자신을 증명하고 싶었죠. 이번에는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지휘자의 '진짜 일'을 할 겁니다. 관객과 오케스트라에 강력하고 감동적인 공연을 선사하는 것이죠."
내한 공연으로 7일간 자가격리를 하고 있는 미국의 지휘자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27)이 본보에 이렇게 공연의 포부를 최근 전했다.
지난해 제1회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KSO) 국제지휘콩쿠르에서 우승과 오케스트라상을 받은 그는 1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한국 데뷔 무대를 가진다.
'해방'이라는 제목의 이번 공연에서 그는 무엇인가로부터 해방됐을 때 그 찰나의 감흥을 관객과 나누고자 한다. 기존의 형식을 깬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과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1번을 선곡한 이유다. 뒤셀도르프 심포니의 첼로 수석인 김두민(43)이 무대에 함께 선다. 브라운은 두 작품이 약 150년 간격을 두고 쓰였지만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 작품이 "표준 형식에 명확한 주제를 보이기보다는, 여러 종류의 단편화와 주제 요소의 중첩을 사용한다"면서 "예상치 못한 곳에서 공존과 조화를 찾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그 매력을 들려줬다.
이번 공연에는 지난해 코리안 심포니의 창작 지원 사업인 '작곡가 아틀리에' 참여 작곡가인 임영진의 '상한 갈대, 꺼져가는 등불'도 세계 초연된다. 브라운은 "혹독한 전반부에 매우 온화하고 부드러운 후반부가 더해진 이 작품의 이중적 성격이 나와 청중 모두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브라운은 지난해 KSO 국제지휘콩쿠르 우승은 물론, 하차투리안 국제지휘콩쿠르(3위), 레이크 코모 지휘콩쿠르(2위)에서 줄줄이 입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는 지휘콩쿠르에 대해 "젊은 지휘자가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나 한편으로는 (심사단의) 주관적인 면이 있고 운의 요소도 있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럼에도 "동료들을 만나고 오케스트라와의 도전적 과제를 연습할 수 있는 멋진 기회"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17세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지휘 공부를 시작했다. 미국 예일대학교와 영국 왕립 음악원을 졸업한 후 현재 스티븐 슬론과 해리 커티스를 사사하며 독일 베를린 예술대학에서 수학 중이다. "장르나 특정 전문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놀라운 만남과 인연을 반기는 지휘자"가 그의 지향점이다. 4월에는 하차투리안 콩쿠르 수상으로 인연을 맺은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서 아르메니아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5월에는 작곡가로서 영국 런던 새들러스 웰스 극장의 프로젝트를 위해 무용단과 함께 작업하는 등 다채로운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세 작품 사이의 울림을 통해 놀라움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또 당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이번 공연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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