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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보다 두려운 건 인플레"... 글로벌 증시 또 줄줄이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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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보다 두려운 건 인플레"... 글로벌 증시 또 줄줄이 비명

입력
2022.02.14 18: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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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갈등에 유가 100달러 근접
코스피 1.57%, 코스닥 2.81% 급락
"인플레 압력→긴축 강화" 우려 반영


지난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시내에서 러시아의 침공 위협에 맞서 단결 의지를 표명하는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이 블라디미르 푸틴(왼쪽부터) 러시아 대통령과 옛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 나치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얼굴 모습이 그려진 그림을 들어보이고 있다. 키예프 EPA=연합뉴스

지난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시내에서 러시아의 침공 위협에 맞서 단결 의지를 표명하는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이 블라디미르 푸틴(왼쪽부터) 러시아 대통령과 옛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 나치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얼굴 모습이 그려진 그림을 들어보이고 있다. 키예프 EPA=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가 최고조로 치달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비명도 커지고 있다. 특히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의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면서 유가가 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코스피를 포함한 주요국 주식시장은 일제히 휘청거렸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갈등이 유가를 밀어올리고, 이는 세계 증시를 압박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강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4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57% 하락한 2,704.48에, 코스닥은 2.81% 급락한 852.79에 거래를 각각 마쳤다. 이날 하루에만 국내 증시에서 45조 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동유럽 지정학적 리스크에 나스닥(-2.78%)을 중심으로 일제히 급락한 뉴욕 증시의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2% 넘게 급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과 홍콩 항셍 등 중화권 증시도 일제히 1%대 약세를 나타냈다.

유가 급등이 시장을 공포로 밀어넣었다. 지난 1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6% 오르면서 8년 만에 최고가인 9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4일 선물시장에서도 유가는 95달러에 근접하는 등, 시장에선 조만간 유가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이 현실화될 경우 전 세계 원유시장 점유율 2위인 러시아의 원유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하단 전망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쟁 가능성 그 자체보다 원유 공급 차질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우려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이면에 존재하는 인플레이션과 긴축 강화 가능성이 시장을 흔들고 있다"며 "러시아의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인플레 압력이 더 높아지고 이는 긴축 강화란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전면전이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 장기화로 90달러를 넘는 유가 흐름이 고착화될 경우, 경제적 악영향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츰 현실화하는 미국발 긴축 공포도 증시 전망을 더 어둡게 하고 있다. 우리 시간으로 오는 17일 새벽 공개를 앞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월 의사록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고조되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상과 양적긴축에 대한 강한 의지가 확인될 경우, 시장은 재차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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