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연관·특정대 출신 점수 올려 합격 처리
여성 적게 뽑기도… 재판부 "지원자 신뢰 저버려"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특정 지원자에게 특혜를 주고 여성 지원자를 적게 뽑은 혐의로 기소된 하나은행 인사담당자들이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3부(부장 정계선)는 14일 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는 하나은행 전 인사부장 A(59)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의 전임자인 B(59)씨도 원심대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혐의가 같은 전 인사팀장 C(53)씨와 D(53)씨 또한 1심처럼 벌금 1,000만 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하나은행 법인엔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벌금 700만 원이 선고됐는데, 이 또한 원심 형량과 같다.
이들은 2015~2016년 하나은행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은행 고위급과 관련있거나 특정 대학을 나온 지원자들의 평가 점수를 조작·변경해 다음 전형에 합격시키는 등 부정 채용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A씨와 B씨는 전형 과정에서 남녀 합격자 비율을 9대 1 등으로 책정해 의도적으로 여성 지원자를 적게 뽑아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를 기대하고 채용 절차에 응시한 지원자의 신뢰를 저버렸을 뿐만 아니라 하나은행의 공정한 업무 진행에 대한 신용도를 현저히 훼손했다"며 "불이익을 겪거나 합격하지 못한 지원자의 좌절감과 무력감을 감안할 때 죄책을 가벼이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채용비리가 발생한 시기에 하나은행장을 지냈던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 대한 선고 공판은 이달 25일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함 부회장에게 징역 3년에 벌금 500만 원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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