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에 있는 새끼 판다 중국 반환 규정에 제동
"중국 판다 이용해 '쇼윈도 외교' 펼쳐"
동물학자 등은 "외교적 도구 삼지 말라" 비판
미국에서 ‘판다를 중국에 되돌려 보내지 말자’는 내용의 법안이 최근 발의됐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양국 우호의 상징이었던 ‘판다’가 애먼 유탄을 맞게 된 셈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낸시 메이스 미 공화당 의원은 이달 초 미국에서 태어난 판다를 수년 내에 중국으로 보내는 규정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된 미국혁신경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메이스 의원은 “중국이 ‘판다 외교’를 통해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탄압 등의 문제를 속이는 ‘쇼윈도 외교’를 펼치고 있다”며 “베이징 동계올림픽으로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계기로 중국에 속지 말자는 뜻에서 법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대중에 친숙한 판다를 이용해 신장위구르 지역 인권탄압 문제,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 등 미국과 첨예하게 갈등을 빚고 있는 사안들에 대한 비판을 비껴가려 한다고 주장했다.
판다 외교는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뒤 양국 관계가 정상화한 기념으로 중국이 판다 두 마리를 선물하면서 시작됐다. 희귀 동물인데다 귀엽고 성품이 온화해 미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앤드루 나탄 컬럼비아대 정치학 교수는 “판다의 귀엽고 친근한 외모가 중국에 대한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양국의 우호적인 관계의 상징이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판다의 개체수가 줄어들면서 중국 정부는 1984년 판다 대여 규정을 마련했다. 규정에 따르면 마리당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내고 10년간 장기 대여를 받는 국가는 판다가 새끼를 낳을 경우 야생 적응을 위해 중국에 반환해야 한다. 현재 미국에는 워싱턴 국립동물원과 조지아주 애틀랜타 동물원, 테네시주 멤피스 동물원 등 모두 세 곳에 판다가 있다. 2020년 국립동물원에서 한 마리, 2016년 애틀랜타 동물원에서 쌍둥이 등 총 세 마리의 새끼 판다가 출생, 중국 정부의 규정을 받게 된다.
해당 법안에 대한 반발도 제기된다. 수전 셔크 캘리포니아대 21세기중국센터장은 “판다를 외교적 도구로 삼기보다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야 한다”며 "해당 개정안이 양국 간 갈등만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판다 외교 덕분에 2016년 야생 자이언트 판다의 멸종 위험 등급이 ‘멸종위기종’에서 ‘취약종’으로 낮춰졌다고 전했다. 외교적 노력이 판다 보호에 대한 관심을 높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최근 미 동물보호단체는 멤피스 동물원의 판다 학대 의혹을 제기하며 판다를 중국으로 되돌려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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