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상승 압력 확산 동향 평가' 보고서
'2%' 넘게 오른 근원품목 수 전년 대비 2배↑
정부, 올해 2.2% 상승 전망과 배치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가 10년 만에 최대치인 2.5%까지 오른 가운데 올해 물가는 이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올해 물가가 하반기에는 안정돼 2%대 초반에 머물 것이라는 정부 예측과는 배치되는 전망이다.
13일 한은이 발표한 ‘물가 상승 압력 확산 동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수준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는 2.5% 오르면서 2011년(4%)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근원물가 역시 1.8% 올라 6년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올해 물가가 더 높아지는 이유는 물가상승압력이 근원품목까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근원품목은 변동성이 큰 농산물·석유류 등 품목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으로, 물가변동의 장기적인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한은 자체 시산(시험적으로 계산) 결과, 전년 동월 대비 2% 이상 상승한 근원품목 수는 지난달 150개로, 전년(67개)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외식물가의 경우, 지난해 12월 전체 39개 외식 품목 중 커피를 제외한 무려 38개 품목의 근월물가가 전년 대비 인상됐고, 그중 32개 품목은 3%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들어서는 커피 가격도 오르면서 3% 이상 상승한 품목 개수도 34개로 확대됐다.
게다가 지난해 발생한 공급 병목 현상 역시 해소가 지연되면서 올해 상승압력은 지난해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 전망은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가 안정돼 올해 연간 상승률이 2.2%에 그칠 것이라는 정부 예측과는 차이가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올해 물가는 '상고하저' 흐름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상반기에 다양한 물가 제어 대응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은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입장이다. 오강현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 과장은 “최근 물가상승 확산세는 과거 물가 급등기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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