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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손·발가락 끝 파랗고 숨 가쁘다면… 혹시 ‘선천성 심장 질환’?

입력
2022.02.1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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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신생아 1,000명 가운데 8~12명이 ‘선천성 심장 질환(congenital heart disease)’을 가지고 태어난다.

선천성 심장 질환은 태아 심장의 구조적 문제로 발생하는 청색증(靑色症)ㆍ호흡곤란 같은 질환의 총칭이다. 선천성 심장 질환 환자 80% 이상이 5세 이전에 사망하며, 심지어 출생 직후 목숨을 잃을 수 있어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선천성 심장 질환은 유전ㆍ환경적 요인의 복합 작용으로 발생하므로 대부분 뚜렷한 원인을 알아낼 수 없다.

선천성 심장 질환은 15%가 유전적 요인, 2%가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주요 위험 인자는 △임신부의 당뇨병 △페닐케톤뇨증(선천성 대사 장애 △비만 △풍진 감염 △발열 질환 △탈리도마이드이나 레티노산 같은 특정 약물 남용 등이다.

또한 임신 3개월 전부터 임신 1~12주 사이 부모가 음주한 경우, 선천성 심장 질환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대표적인 선천성 심장 질환은 좌우 심실 사이 벽에 구멍이 생기는 ‘심실 중격 결손’으로 전체 환자의 34.9%를 차지한다. 좌심실에서 대동맥을 통해 온몸으로 흘러가야 하는 혈액이 구멍을 통해 우심실로 유입되면 이 혈액만큼 심장에서 더 내보내야 하기에 무리가 될 수 있다.

이 밖에 좌우 심방 사이 벽에 구멍이 생기는 ‘심방 중격 결손’이 18.8%, 출생 직후 정상적으로 막히는 동맥관이 막히지 않고 남아 있는 ‘동맥관개존증’이 10% 정도를 차지한다.

주요 이상 증상은 산소를 적게 함유한 피가 온몸으로 순환하면서 손가락과 발가락 끝, 입술, 혀, 귀 등 피부나 점막이 푸른색을 띠는 청색증, 그리고 폐에 혈액이 쌓여 생기는 호흡곤란이다.

정상적인 심장 소리 외에 속삭이는 듯한 소리가 나는 ‘심장 잡음’도 이상 증상 중 하나이지만 신생아의 심장 질환은 심장 잡음이 들리지 않을 때가 많다.

출생 직후 증상이 없다가 생후 며칠 또는 몇 주 내에 청색증이나 급성 신부전, 폐 울혈, 심부전, 쇼크 등을 보이면 ‘동맥관 의존형 심장 질환’일 수 있다.

특히 호흡곤란이나 청색증은 선천성 심장 질환뿐만 아니라 폐 질환, 패혈증, 대사 질환 등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기에 심장 초음파검사로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선천성 심장 질환은 같은 질환이라도 환자 상태에 따라 적합한 치료 방침이 달라지는데, 약물 복용 등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완전 교정술’이 있다. 수술이 필요하다면 조기에 시행해야 앞으로 판막 질환, 폐고혈압 등 합병증 발생을 막을 수 있다.

대부분 한 번 수술로 교정되지만, 일부 복잡 심장 질환은 여러 단계의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 위험도가 높거나 뇌출혈 등 동반 문제가 있으면 다음 단계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 단계 수술을 먼저 시행한다.

최근에는 신생아 수술 및 중환자 관리가 발달하면서 복잡 심장 질환을 가진 신생아에게도 완전 교정술을 시행하는 추세다.

이선향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심각한 선천성 심장 질환은 질환 종류에 따라 출생 직후 응급 검사 및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분만 전후에 전문의와 면밀히 상담해야 한다”고 했다.

심실 중격 결손, 심방 중격 결손 등 좌우 심방과 심실 사이 구멍으로 피가 빠져나가는 단순 단락 질환은 신생아에서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아 늦게 진단되기도 한다. 따라서 선천성 심장 질환이 의심되는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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