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우리 대표팀 맞아?"... 외국 출신 14명 데려와도 완패한 중국 아이스하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우리 대표팀 맞아?"... 외국 출신 14명 데려와도 완패한 중국 아이스하키

입력
2022.02.11 16:27
0 0

올림픽 첫 출전 中 남자 아이스하키
25명 엔트리 중 14명이 외국 태생 선수
세계 벽 좁히려 했지만 현실은 암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중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AP 연합뉴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중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AP 연합뉴스

아무리 외국인 선수를 많이 귀화시켜도 세계의 벽을 좁히는 데는 한계가 역력했다. 팀 전력 중 절반 이상을 외국 태생 선수로 구성한 중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올림픽 데뷔전에서 완패했다.

중국은 10일 중국 베이징 국립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미국에 0-8로 졌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들이 아닌 대학 선수들로 구성된 미국에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무너졌다.

뤼크 타르디프 IIGF 회장이 지난해 9월 “한 팀이 0-15로 패하는 모습을 보는 건 중국은 물론 아이스하키에도 좋을 게 없다”고 한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중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올림픽 자동 출전권을 얻었지만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 랭킹 32위로 최약체였다. 베이징올림픽 본선에 오른 12개국 중 최하위다.

2015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중국은 아이스하키 강국에서 선수를 끌어 모았다. 전체 25명 엔트리 중 14명이 외국 태생 선수일 정도로 외부 선수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캐나다 출생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은 3명, 러시아는 1명이었다. 중국에서 태어난 선수는 11명이었다. 미국 미시건주 디어본 출생으로 미국 20세 이하 대표팀 출신인 골리 제러미 스미스는 중국 대표팀 귀화 권유를 받았을 때 “처음에 농담하는 줄 알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중국은 올림픽 개최 확정 이후 2016년 베이징을 연고로 둔 클럽팀 쿤룬 레드스타를 창단했다. 이 팀은 중국 자국 내 리그가 없어 NHL에 이어 세계 2위 리그로 평가 받는 러시아대륙간하키리그(KHL) 무대에서 뛰었다. 하지만 다양한 국적 출신의 선수들이 모인 팀은 잘 굴러갈 수가 없었다. 6시즌 동안 플레이오프에 단 한번도 못 나갔다. 최근 3년 간 정규시즌 성적은 170경기 중 48승에 그쳤다.

동계올림픽 종목 가운데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아이스하키에선 외국인 선수 귀화가 종종 이뤄진다. 한국도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7명의 외국인 선수를 귀화시켰다. 중국에 비해서는 절반 규모였다. 실력도 중국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한국은 평창올림픽 직전 ‘꿈의 무대’로 불리는 월드챔피언십(1부 리그)에 진출했고, 올림픽에서도 체코와 1-2로 분패하는 등 세계 강호와 당당히 실력을 겨뤘다.

반면 중국은 한국보다 두 배 많은 선수들을 귀화시켰지만 베이징올림픽 전망이 비관적이다. NHL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았더라도 세계 최강인 캐나다를 비롯해 평창올림픽 준우승팀 독일, 미국과 한 조에 묶였기 때문이다. 김정민 MBC 해설위원은 “나름 경력을 갖춘 외인 부대로 팀을 꾸린 중국일지라도 대학생들로 구성된 미국에 완패했다는 건 대회 준비가 제대로 안 됐다는 걸 보여준다”며 “남은 독일, 캐나다전에선 점수차를 줄여 대패를 모면하는 게 현실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외국 출신 선수 비중이 높다 보니 중국 남자 아이스하키는 자국에서도 냉대를 받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귀화 선수들의 헌신과 국가대표 자격 여부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의 한 누리꾼은 “누가 나에게 말해주지 않았다면 지금 남자 아이스하키팀이 중국 대표팀인지 몰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섭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