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합의했지만 엄벌할 수밖에"
"초범 고려 원심 형 다소 무겁다 판단"
장애아동을 포함해 원생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 인천 서구 모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인 A씨(왼쪽)와 B씨가 지난 2월 15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장애아동을 포함해 어린이집 원생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해 재판에 넘겨진 인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들과 원장이 항소심에서 모두 형량이 줄어들었다.
인천지법 형사항소3부(부장 한대균)는 11일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어린이집 장애아동 통합보육반 담임 보육교사 A(34)씨와 주임 보육교사 B(31)씨에게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 6개월과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보육교사 3명에게도 징역 1년∼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으며, 또 다른 보육교사 1명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보육교사들의 학대를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어린이집 원장 C(47)씨도 징역 2년 6개월로 감형됐다.
A씨 등 보육교사 6명은 2020년 10월 30일부터 같은 해 12월 28일까지 인천시 서구 모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장애아동 6명을 포함한 1∼6세 원생 11명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5세 원생은 담임교사로부터 115차례나 학대를 당하는 등 교사 6명이 원생 11명에게 학대한 횟수만 200여 차례에 이른다. 학대당한 아동 중에는 뇌병변 중증, 언어·발달, 자폐성 장애를 앓고 있는 아동들도 있었다.
보육교사들은 낮잠을 자지 않거나 자신들이 밥을 먹을 때 옆에서 울었다는 이유로 주먹이나 손바닥으로 원생들의 허벅지나 팔뚝 등을 때리거나 머리채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에는 교사들이 원생을 이불장 안에 밀어 넣은 뒤 문을 닫거나 쿠션을 공중에 한 바퀴 돌려 장애아동에게 휘두르는 장면 등도 담겼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일부 피해아동 측과 합의했지만, 엄벌을 탄원하는 피해자 측이 있고 범행 당시 피해 아동들의 나이나 장애 상태를 보면 피고인들을 엄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들이 초범인 점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겁다고 판단한다”며 “원심의 형을 모두 파기하고 새롭게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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