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부문 수익성 높지만, 비은행부문 감소 우려
비이자이익 많은 신한, 하향 목표주가 나오고
비은행부문 약한 우리는 오히려 큰 폭 상승
주요 금융지주들이 지난해 '합산 15조 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순익을 올렸지만, 증권가가 바라본 개별 지주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대출금리 상승으로 은행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지만, 반대로 증권·카드 등 비은행 부문의 실적 감소 등으로 지주사별 차별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4조5,43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지주는 3조5,261억 원을 기록해 자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들 4대 금융지주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은 사상 최대 실적일 뿐만 아니라, 지난해 달성한 최대 기록(10조8,140억 원) 대비 3조7,290억 원(34%)이 늘어난 규모다.
합산 실적은 최대치를 찍었지만, 개별 지주 평가는 엇갈렸다. 올해 글로벌 금리 상승기를 맞아 은행 부문은 향후 대출금리 인상으로 인해 수익성 개선 여지가 높지만, 비은행 부문은 증시 거래대금 감소·카드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다각화된 사업 구조가 올해 경영환경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된 셈이다.
금융지주 중 비이자 수익이 가장 높은 신한금융지주 주식 하향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신한지주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3조6,381억 원로 전년 대비 7.7% 성장했다. 비은행 부문 순익 비중 역시 42%로, 4대 금융지주 평균(34.3%)을 훨씬 웃돈다.
키움증권은 신한지주에 대해 “비은행 비중이 높아 비은행 실적 악화에 따른 이익 감소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목표주가를 2,000원(3%) 낮춘 5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비은행 부문이 취약한 우리금융지주의 목표주가는 오히려 크게 상승했다. 실제 우리금융지주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1조3,580억 원으로 신한금융지주의 37% 수준에 불과하다. 실적 발표 이후 보고서를 낸 증권사 14곳 중 12곳이 목표주가를 최대 2만1,000원까지 올려 잡았다. 향후 비은행 부문 인수를 통한 사업 다각화 가능성도 영향을 미쳤다.
KB금융지주 역시 목표주가가 상향됐다. 신한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비은행 비중이 높지만, 1,500억 원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발표하면서 가장 적극적인 주주환원 조치를 펼친 점이 차별적으로 작용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적극적 주주환원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목표주가를 8만 원까지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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