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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절벽 은행만 배 불렸다...이자 장사한 4대 금융지주 사상 최대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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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절벽 은행만 배 불렸다...이자 장사한 4대 금융지주 사상 최대 실적

입력
2022.02.09 20: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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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15조 순익...역대 최대
KB·신한, 첫 '4조원' 돌파… 우리, 순익 98% 증가
대출 이자 증가에 금융 소비자 부담은 증가
올해 역시 금융사 실적 개선 이어질 듯

시각물_4대 금융지주 당기순이익

시각물_4대 금융지주 당기순이익

KB, 신한 등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15조 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인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제에 따른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의 주수익인 예대금리차가 크게 벌어진 결과다. 은행들이 영업 개선 등 별다른 노력 없이 앉아서 이자 장사로만 역대 최대 수준의 돈을 벌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금융지주들, 역대 최고 실적 갈아치웠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KB·신한·우리금융지주는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전날 KB금융지주(4조4,000억 원)가 금융지주 최초로 당기순이익 4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 실적을 발표한 신한금융지주 역시 4조 원을 넘어선 실적을 내놨다. 우리금융지주도 전년 대비 무려 98% 늘어난 2조5,00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자체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했다.

10일 발표 예정인 하나금융지주의 예상 당기순이익(3조3,000억 원)을 더하면 지난해 4대 금융지주가 거둔 당기순이익은 무려 14조3,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일 뿐만 아니라 지난해 달성한 최대 기록(10조8,000억 원) 대비 3조5,000억 원(32%)이 늘어난 규모다.

금융지주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주요 요인은 대출금리 급등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다. 은행 수익 규모는 고객으로부터 받는 '대출이자'와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예금이자' 차이가 결정하는데, 지난해 금융당국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대출이자가 급등하면서 예대금리차가 크게 벌어졌다. 지난해 말 은행권 예대금리차는 2.21%포인트로, 2019년 8월(2.21%포인트)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리한 예대금리차를 활용해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전년 대비 15.5% 늘어난 11조2,000억 원의 이자수익을 얻었다. 신한·우리금융지주의 이자수익 역시 각각 11%·16.5% 증가했다. 하나금융지주를 제외한 이들 세 곳의 이자수익(27조2,000억 원)만 따져도, 이미 4대 금융지주의 전년 합산 수익(24조 원)을 넘어서게 된다.

은행, 이자로 돈 벌고… 차주, 대출금리에 분통

예대금리차 확대로 금융지주 수익은 크게 증가했지만 금융 소비자들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 은행에 돈을 맡기고 받는 예금이자는 줄어든 반면, 돈을 빌리고 내야 하는 대출 이자만 늘어나고 있어서다.

은행들은 "당국의 대출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예금금리인상 등 예대금리 격차 해소에는 미적대는 모습을 보여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일부 금융지주들은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기본급의 300% 이상을 지급하는 '성과급 잔치'를 별여 여론의 빈축도 사고 있다.

금융지주들의 실적 개선 행진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대출규제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도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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