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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중국" 증명하라...中 올림픽서 내세운 3가지 선전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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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중국" 증명하라...中 올림픽서 내세운 3가지 선전 도구

입력
2022.02.09 15:15
수정
2022.02.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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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이 주목하는 국제적 이벤트에서 자국 체제 우수성을 과시해온 중국 특유의 애국주의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여지 없이 드러나고 있다. 양안관계는 물론 중국 내 인권 문제를 향한 서방 측의 날 선 비판을 무마하기 위해 올림픽을 유용한 '방패'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개막 초반 체제 선전을 위해 한껏 치켜세우는 세 가지 포인트가 두드러진다.

①구아이링...미중갈등이 낳은 슈퍼스타

스키 프리스타일 선수 구아이링이 8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스키 프리스타일 선수 구아이링이 8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중국은 올림픽이 개막하기 전부터 18세 스키 프리스타일 선수인 구아이링을 집중 조명해왔다.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인이었지만, 2019년 돌연 중국으로 귀화한 그의 독특한 이력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의 사상 첫 설상 종목 금메달(프리스타일 여자 빅에어 부문)을 따내자, 중국 매체들은 중국인으로서 그의 정체성을 집중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9일 "구아이링은 중국으로 귀화했다는 이유로 '배신자'라는 미국 언론의 공격을 받아왔다"며 "(그를 받아들인) 중국이 이민자 국가를 자처했던 미국보다 더 포용적이고 개방적"이라고 보도했다. 또 다른 매체 텅신왕은 "선수촌에서 만두를 가장 많이 먹었다", "북경오리가 먹고 싶다"는 구아이링의 인터뷰 발언을 전했다.

'구아이링 열풍'은 팽팽한 미중 갈등 속에서 이번 올림픽이 열린 점과 무관치 않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국적을 바꿔 중국에서 마음껏 기량을 펼치는 모습이 중국인들의 애국심과 우월감을 끌어올리기에 적격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이번 올림픽 준비가 매우 훌륭하다"는 미국 선수들의 인터뷰 발언을 중국 매체가 매일같이 소개하는 점도 비슷한 맥락이다.

②"중국 인권 문제없다"...대외 선전용 이라무장

4일 중국 베이징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최종 성화 주자인 디니거 이라무장(왼쪽)과 자우자원이 성화대에 불을 밝히고 있다. 베이징=뉴시스

4일 중국 베이징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최종 성화 주자인 디니거 이라무장(왼쪽)과 자우자원이 성화대에 불을 밝히고 있다. 베이징=뉴시스

구아이링이 중국인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대내용'이라면, 크로스컨트리 선수 디니거 이라무장은 '대외용' 선전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중국은 올림픽 성화 봉송의 마지막 주자로 이라무장을 내세웠다. 통상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슈퍼스타를 마지막 주자로 선정하는 것과 달리 무명에 가까운 선수를 개막식 하이라이트 행사의 주인공으로 발탁한 것은 그가 신장자치구 출신의 위구르족이기 때문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위구르족 출신 선수를 선정한 것은 인민의 건강증진 혜택이 모든 민족에게 골고루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장 자치구에 대한 인권 탄압을 이유로 '외교적 보이콧' 중인 미국 등 서방에 대한 반박성 제스처였던 셈이다.

이라무장은 개막식 다음 날 열린 경기에서 하위권인 43위를 기록했다. 개막식 이후 중국 매체들은 이라무장에 대한 별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

③ 대견한 대만인 젊은이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자원 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만 출신 대학생인 창지아링이 중국 매체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글로벌타임스 화면 캡처.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자원 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만 출신 대학생인 창지아링이 중국 매체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글로벌타임스 화면 캡처.

중국 매체들은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 중인 약 30명의 대만인들에 대해 꾸준히 보도하고 있다. '본국'을 향한 대만 젊은이들의 헌신을 부각해 은연중 '하나의 중국' 메시지를 뿌리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타임스는 대만 출신의 대학생 창지아링을 소개하며 "가오슝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에게 중국 네티즌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오슝은 대만에서도 반중 정서가 유독 강한 곳인데, 이곳 출신으로서 당당하게 베이징올림픽 자원봉사에 나선 그가 대견하다는 것이다. 대만에서 교사로 재직 중인 한 자원봉사자는 차이나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봉사활동이 본국과 대만의 문화를 교류할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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