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SIS "영저리 인근 15㎞에 기지 건설"
ICBM 장비 갖춘 기지지만 아직 배치는 안돼
보고서 "상당한 수준의 개발 계획 갖고 있어"
북한이 중국 국경 인근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부대 운용을 위한 기지를 건설 중이라는 미국 싱크탱크 보고서가 나왔다. 현지에 기지를 건설 중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졌지만 ICBM 기지라고 확인하는 심층 공개 보고서는 처음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와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 등은 7일(현지시간) 북한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에 북한 자강도 화평군 회정리 미사일 운용기지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의도 면적(2.9㎢)의 두 배가 넘는 6㎢ 면적의 이 미사일 기지는 비무장지대 북쪽으로 383㎞, 중국 국경에서는 불과 25㎞ 떨어진 지역에 위치해있다. 기존 탄도미사일 발사기지가 있는 양강도 영저리에서 북서쪽으로 불과 15㎞가량 떨어져 있다.
기지는 미사일 검사 설비와 기초 지하설비, 부속 지하설비 등 6개 주요 활동 구역으로 구성됐고, 소형 주택과 지원시설 농지 등도 있다. 핵심 시설인 미사일 검사 설비 시설 크기는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 등 각종 미사일 차량과 장비를 수용할 수 있을 정도다. 보고서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 기지는 북한의 ICBM 장비를 갖춘 연대급 부대를 수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이 기지에 부대가 배치된 징후는 없다고 전했다.
이는 기지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거나 또는 작전 투입이 가능한 ICBM 제조가 끝나지 않았을 경우, 작전에 필요한 훈련된 요원이 부족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추측했다. 보고서는 단기간에 이 기지에 ICBM을 실전 배치할 수 없을 경우 북한이 이 기지에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우선 배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자강도에서 IRBM인 ‘화성-12형’을 시험발사했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정상각도로 쏠 경우 최대 사거리가 4,500~5,000㎞에 달해 미국령인 괌까지 공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고서는 회정리 기지가 약 20년 전부터 건설됐으며 기지가 실제 운영, 유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지 인프라에 대한 소규모 개발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공사가 진행된 것은 자원의 제약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론 이전부터 상당한 수준의 개발 계획이 진행돼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과거 CSIS가 발표한 북한 영저리 미사일 기지 보고서에서 회정리 기지의 존재를 추정한 적은 있지만 ICBM 운용 기지로 확인하는 심층 보고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미사일 기지는 그간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 때 논의 대상에 오른 적이 없는 곳이다. 보고서는 회정리 기지가 북한이 그간 공개하지 않은 20여 개의 탄도미사일 운용기지 가운데 하나로서 가장 최근에 완공된 북한 전략군 기지 중 하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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