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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서 0.01초로 웃었던 '배추 보이' 베이징선 0.01초에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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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서 0.01초로 웃었던 '배추 보이' 베이징선 0.01초에 좌절

입력
2022.02.08 18:03
수정
2022.02.08 18:24
23면
0 0
8일 오전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남자 8강전에서 한국의 이상호가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빅터 와일드에게 0.01초 차이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장자커우=뉴시스

8일 오전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남자 8강전에서 한국의 이상호가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빅터 와일드에게 0.01초 차이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장자커우=뉴시스

0.01초 차이로 좌절됐다. 한국 설상 종목 최초의 금메달을 꿈꾸던 ‘배추보이’ 이상호(27)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8강에서 탈락했다.

이상호는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겐팅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 8강전에서 빅터 와일드(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게 0.01초 차로 졌다.

2018 평창 동계대회에서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최초의 메달인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상호의 금메달 꿈도 물거품이 됐다. 이상호는 평창올림픽 4강전에서 슬로베니아의 잔 코시르를 0.01초 차로 제치면서 결승에 진출했지만 두 번째 올림픽 8강전에서는 야속하게도 0.01초 차로 무너졌다. 시즌 세계 랭킹 1위 자격으로 이번 올림픽에 참가했고, 오전에 펼쳐진 예선부터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던 만큼 더욱 아쉬운 결과였다.

이상호는 경기 후 “어제 빙상에서 불미스러운 판정으로 아쉬운 결과가 나와 제가 열심히 해서 메달을 획득, (국민들을) 기분 좋게 만들어드리고 싶었는데 아쉽다”며 “그래도 후회가 남지 않는 경기를 하자는 제 개인적인 목표는 이뤘기 때문에 후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평행대회전은 스노보드를 타고 스피드를 겨루는 종목으로, 정해진 코스를 가장 먼저 내려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수가 승리한다. 두 선수가 곡선 코스를 나란히 내려오는 모습으로 '평행'이라는 단어가 붙었다. 2차례 예선전은 기록을 다투지만 16강 토너먼트부터는 기록보다 옆에서 레이스를 펼치는 경쟁자를 조금이라도 앞질러야 다음 라운드에 오를 수 있다.

이날 예선 1·2차 시기 합계 1분 20초 54를 기록, 출전 선수 32명 중 1위에 올라 본선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한 이상호는 16강전에서 다니엘레 바고차(이탈리아)를 0.92초 차로 제압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8강전에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2관왕(평행대회전·평행회전)인 와일드에게 일격을 당했다. 이상호는 예선 성적 우위자에게 주어지는 코스 선택권에 따라 16강전 때와 마찬가지로 8강전에서도 레드코스를 택했다. 이상호는 중반까지 와일드에게 0.03초 차이로 앞섰으나 와일드의 막판 스퍼트에 0.01초 차이로 밀렸다.

이상호는 "아직 시즌 중반이다. 이번 시즌 가장 큰 이벤트인 올림픽은 아쉽게 됐지만 현재로는 후회 없이, 충분히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시즌에도 잘해서 종합랭킹 1위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0.01초 차이에 울고 웃은 이상호의 올림픽 도전은 4년 후를 기약하게 됐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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