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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간판 가수' 다 떠난 울림, 위기일까 2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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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간판 가수' 다 떠난 울림, 위기일까 2막일까

입력
2022.02.0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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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엔터테인먼트가 소속 아티스트들의 잇따른 전속계약 만료 속 변곡점을 맞았다.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울림엔터테인먼트가 소속 아티스트들의 잇따른 전속계약 만료 속 변곡점을 맞았다.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울림엔터테인먼트(이하 울림)는 지금 위기의 벼랑 끝에 서 있는 걸까, 새로운 변화의 시작점에 있는 걸까. 엔터사에 있어 소속 아티스트의 들고남은 자연스러운 일이라지만 대표 아티스트의 대부분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울림의 현 상황은 분명 어떤 의미에서든 주요한 변곡점임에 틀림없다.

울림이 어느덧 설립 20년 차의 잔뼈 굵은 가요 기획사가 됐다. 2003년 설립 이후 SM C&C로의 인수합병, 물적분할을 통한 자회사 행을 거쳐 최종 지분 매각 절차를 통해 독자 회사로 돌아오는 등 다사다난한 시간을 거쳐온 울림은 긴 역사 만큼이나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함께해왔다.

첫 영입 아티스트이자 '울림'이라는 사명의 시초인 김동률을 시작으로 넬 지선 김민석 주(JOO)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울림을 거친 가운데, 울림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대표 주자는 단연 인피니트와 러블리즈였다. 아이돌 그룹 시장의 성황 속 울림이 처음으로 제작에 나선 보이그룹 인피니트는 꾸준한 상승세로 자리를 굳혔고, 4년 뒤 데뷔한 러블리즈 역시 몽환적이고 청순한 콘셉트로 걸그룹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데 성공했다.

인피니트와 러블리즈로 '아이돌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맛본 울림은 이어 골든차일드와 로켓펀치 드리핀까지 론칭하며 본격적인 아이돌 주력 기획사로 발돋움에 나섰다. 그 사이 엠넷 '프로듀스48'에 출연했던 권은비와 김채원은 데뷔조에 이름을 올리며 아이즈원으로 활동, 아이돌 기획사로서 울림의 자존심을 더욱 높이는 듯 보였다.

하지만 울림의 격변기도 조용히 찾아오고 있었다. 2019년 인피니트 엘이 계약기간 만료 이후 울림과 재계약 없이 새 둥지를 찾아 떠나면서부터다. 당시 엘은 소속사와의 계약 만료와는 무관하게 인피니트 소속은 유지하며 탈퇴나 해체는 없다고 못 박았지만 지난해 김성규 장동우 이성열이, 그리고 올해 이성종까지 차례로 울림을 떠나며 사실상 인피니트의 완전체 활동은 기약없는 기다림이 됐다.

인피니트와 함께 울림의 대표 걸그룹으로 꼽히던 러블리즈 역시 지난해 11월 계약 만료와 함께 베이비소울을 제외하고 전원이 재계약 없이 새 소속사로 떠났다. 아이즈원 출신으로 울림 복귀 이후 새 걸그룹 합류 혹은 솔로 활동에 대한 기대를 모았던 김채원도 지난해 8월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쏘스뮤직으로의 이적설 이후 울림 아티스트 라인업에서 자취를 감췄다.

현재 울림에 남은 아티스트는 인피니트 남우현·러블리즈 이수정(베이비소울)·골든차일드·로켓펀치·드리핀·권은비 뿐이다. 물론 지금 울림 소속으로 활동 중인 가수들의 성과 역시 계속되고 있지만, 과거 울림을 대표하는 그룹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시기와 비교했을 때는 상당히 빈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부흥기는 차치하더라도 소속사를 대표하며 매출 및 인지도, 화제성을 이끌어 나갈만한 독보적 입지의 소속 아티스트가 없다는 점은 지금 울림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다. 이미 탄탄한 팬덤을 꾸리고 있는 남우현이 울림과의 의리를 지키고 있으며 골든차일드가 호성적으로 입지를 지키며 드리핀과 권은비 등이 계보를 이어가곤 있지만, 분명 울림에게는 강한 '한 방'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하지만 급하게 아이돌 시장에 새 그룹을 론칭하는 데에도 한계는 있다. 하나의 그룹을 론칭하기까지 스타성을 지닌 인재는 물론 많은 시간과 인력,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위한 자본 등이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한층 치열해진 4세대 아이돌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더욱 쉽지 않은 요즘이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울림에게 필요한 것은 영리한 전략 뿐일 것이다. 인피니트 러블리즈로 부흥기를 누렸던 과거를 벗어나 새로운 변화가 필요할 때라는 말이다. 치열한 K팝 경쟁 속 '울림' 만이 가진 무기는 무엇일지 고민하고, 그를 통한 승부수를 던졌을 때 비로소 울림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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