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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대장금, 딸은 블랙핑크… 한국에 이렇게 매료된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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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대장금, 딸은 블랙핑크… 한국에 이렇게 매료된 적 없다"

입력
2022.02.04 04:15
수정
2022.02.04 09: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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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우옌 부 뚱 주한 베트남 대사 인터뷰>
올해 수교 30주년 "양국관계 고도화 관심"
외교아카데미 원장 출신 '학자형 외교관'
외교장관 8~12일 방한 "고위 교류 신호탄"
"한국-아세안 협력 강화에 베트남이 기여"

응우옌 부 뚱(Nguyen Vu Tung) 주한 베트남 대사가 1월 28일 서울 종로구 주한 베트남 대사관에서 본보와 인터뷰 도중 크게 웃고 있다. 이한호 기자

응우옌 부 뚱(Nguyen Vu Tung) 주한 베트남 대사가 1월 28일 서울 종로구 주한 베트남 대사관에서 본보와 인터뷰 도중 크게 웃고 있다. 이한호 기자

“저는 드라마 '대장금'을 좋아하고, 딸은 아이돌그룹 '블랙핑크' 팬입니다.”

'베트남에선 주로 젊은이들이 한류에 열광하고, 중장년층에선 별로 인기가 없지 않느냐’라고 묻자, 응우옌 부 뚱(58) 주한 베트남 대사는 발끈했다. 그는 “부임 후 '겨울연가' 촬영지인 춘천 남이섬에도 다녀왔다”며 “한류는 물론이고 박항서 감독 인기까지 베트남 국민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지금처럼 한국에 매료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양국 관계는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지정학적, 지리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는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올해로 수교 30년을 맞아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뛰고 있는 뚱 대사를 지난달 28일 서울 삼청동 공관에서 만났다. 베트남이 한국처럼 설(뗏)을 쇠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터뷰는 지난해 뚱 대사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었다.

-양국 관계가 강화될 것으로 보는 이유가 있나.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양국은 긴밀하게 협조했고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 예를 들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양국 교역액은 703억 달러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베트남에 대한 한국 기업의 직접투자(FDI)는 74억 달러로 전년 대비 85% 급증했다. 하늘길이 자유롭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과 응우옌 홍 디엔 산업통상장관이 한국을 방문하는 등 고위층 교류가 활발했다. 이달 8일에는 부이 타잉 썬 외교장관이 한국을 찾는다.”

-썬 장관은 올해 들어 첫 고위급 방한인가.

“그렇다. 그의 첫 한국 방문이다. 수교 30주년에 각계각층에서 이어질 고위급 방문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서울에서 곧 열릴 OECD 동남아프로그램(SEARP) 각료 콘퍼런스 준비, 다자 외교 무대에서의 양국 협력 강화 방안, 신남방정책플러스(NSPP) 협력과제 발굴 등 논의할 내용도 다양하다. 베트남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에서 적극 뛰고 있고, 한국도 아세안과의 협력에 적극적이지 않나.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가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격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응우옌 부 뚱(Nguyen Vu Tung) 주한 베트남 대사가 1월 28일 서울 종로구 주한 베트남 대사관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수교 30년 평가 및 향후 관계 전망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이한호 기자

응우옌 부 뚱(Nguyen Vu Tung) 주한 베트남 대사가 1월 28일 서울 종로구 주한 베트남 대사관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수교 30년 평가 및 향후 관계 전망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이한호 기자

베트남은 한국이 아세안에 협력 등의 의견을 전달하고 각종 제안을 할 때 통로가 되는 '대화 조정국'이다. 2024년 8월까지 아세안과의 각종 협력 과정에서 한국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가장 밀접한 국가로 베트남이 꼽힐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ㆍ중ㆍ일 등 아세안을 상대로 한 대화 조정국은 3년마다 바뀐다.

뚱 대사는 1988년 베트남 국립 외교아카데미(DAV)를 졸업한 뒤 외교부에 들어왔지만, 학자 기질이 강하다. 주미 대사관 공사를 지낸 이력이 있지만 DAV에서 오랜 시간 연구와 강의 활동을 한 뒤 2016년부터 4년간 DAV를 이끌었다. 1995년 아세안 가입 전까지 아세안 외교 무대에서 벌어진 비화와 베트남의 역할을 담은 책 ‘계기 비행(Flying Blind)’을 출간하기도 했다.

-학자로 오래 활동했다. 외교 현장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실전과 이론 사이에는 항상 갭이 있다. 외교도 예외가 아니란 사실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한국에선 학자들을 장관 등 고위직에 임용하고, 그 이론을 정책에 적용해 국가 발전을 이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그런 모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양국의 갭을 좀 더 좁히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있나.

“양국 지방 정부들의 교류 촉진이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국가는 정책을 수립하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하부 조직인 지방 정부다. 지난 30년 동안 베트남의 60여 개 지방 정부가 한국의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76개 협력·협정을 맺었다. 대사관도 다양한 고리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관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수교 30주년에 특히 역점을 두고자 하는 부분은.

“무엇보다도 양국 관계의 고도화가 중요하다. 활발한 경제 교류 차원을 넘어 질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킬 필요가 있다.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라는 새로운 틀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세계 외교 무대에서 두 나라의 협력 공간과 범위를 확대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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