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련 첫 소설집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박서련 지음. 민음사 발행. 256쪽. 1만3,000원
엄마는 열두 살 난 아들이 게임을 잘 못해 친구를 못 사귄다는 말을 듣고 아이에게 게임 과외 선생을 붙여준다. 그런데 시험 삼아 해본 그 게임에서 엄마는 의외의 재능을 발견한다. “제가 저희 애보다 잘할 수 있을까요?”라던 엄마는 금세 아이가 동경해 마지않는 아이의 친구보다도 게임을 잘하게 된다. 이제 엄마는 자신만의 게임을 시작한다. ‘아이를 위한 싸움’을 넘어 ‘느그 엄마’를 욕으로 쓰고 여성혐오와 성희롱이 난무하는 게임 세계와의 한판 승부다.
박서련 작가의 소설집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은 가부장제가 일차원적으로 묘사해온 여성들에게 복합적인 정체성을 부여한다. 가사노동, 돌봄노동, 아이 양육, 남편에 대한 내조 등으로 점철된 가부장제 속 여성의 삶은 실은 이보다 더 복합적인 욕망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어떤 엄마는 아이돌 딸의 삶에 자신의 욕망을 투영하기도 하고, 어떤 아내는 목사 남편의 그늘 아래 오랫동안 잊고 있던 자신의 진짜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박서련 소설가 ⓒ돌배
책에는 엄마와 아내, 딸과 며느리로만 정의되지 않는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각성하는 여성들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2015년 데뷔 이후 7년간 ‘체공녀 강주룡’ ‘마르타의 일’ ‘더 셜리 클럽’ ‘코믹헤븐에 어서오세요’ ‘호르몬이 그랬어’ 등을 내며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해온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여성의 자유와 삶’을 중심으로 한 다채로운 여성 서사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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