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테러·총기 난사로 77명 살해
법원 "여전히 사회에 잠재적 위협"
노르웨이 법원이 2011년 연쇄테러로 77명을 살해한 극우주의자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43)의 가석방 신청을 기각했다. 10년이나 형을 살고도 자신의 끔찍한 행동을 뉘우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 노르웨이 남동부 텔레마크 지방법원은 지난 2020년 9월 브레이비크가 낸 가석방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브레이비크는 테러 피해자들에 대한 어떠한 동정이나 공감도 없다”며 “여전히 (사회에) 잠재적 위협”이라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브레이비크는 2011년 7월 수도 오슬로 정부청사 건물에 폭탄을 터트리고 학생 700여 명이 참여한 노동당 청년 캠프에서 총을 난사해 77명을 살해한 혐의로 이듬해 법정 최고형인 21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10년 이상 복역한 재소자는 가석방을 신청할 수 있다’는 현지 법을 근거로, 형량의 절반도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가석방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브레이비크가 범행을 전혀 반성하지 않는 만큼, 재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실제 그는 지난달 18일 첫 가석방 심리가 열린 법정에 들어서며 나치 경례를 했다. 옷에는 ‘백인 민족에 대한 대량 학살을 멈추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붙이기도 했다. “앞으로는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네오나치(신나치주의)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한 게 ‘반성’의 전부다. 재판부는 “그의 정신 상태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2011년 테러 행위로 이어졌던 태도로 돌아갈 수 있다”며 “지금도 시민들을 위험에 빠트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브레이비크 측은 항소 의사를 밝혔다. 오위스테인 스토르비크 변호사는 이날 “브레이비크가 더 이상 사회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즉시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칙적으로 브레이비크는 매년 가석방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현지에서는 신청 주기를 지금보다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토르악셀 부슈 전 노르웨이 검찰총장은 지난달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매년 (브레이비크의) 가석방 심리를 하는 건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며 “법적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심리 신청 주기를 연장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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