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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숨졌다... 범죄물 애호 3인은 살인으로 단정했다 [몰아보기 연구소]

입력
2022.02.04 10: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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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 시즌1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금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난 세 사람. 직업도 성격도 처한 상황도 각기 달라 서로 교류할 일은 없을 듯하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난 세 사람. 직업도 성격도 처한 상황도 각기 달라 서로 교류할 일은 없을 듯하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 바로 보기 | 10부작 | 15세 이상

60대 남성 2명과 20대 여성 1명이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만난다. 같은 아파트에 머무는 사이다. 웃으면서 인사를 나누지만 서로에 대해 관심이 없다. 각기 직업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니 서로에게 시큰둥할 수밖에. 공통 관심사가 전혀 없어 보이는 세 사람은 알고 보면 팟캐스트 범죄물 애청자다. 셋은 아파트에 갑자기 울린 화재 경보 때문에 밖에서 팟캐스트를 함께 듣다가 금세 친해진다.

①어울리지 않는 3인의 공조

올리버(왼쪽)와 찰스는 아파트에서 벌어진 사건을 발판 삼아 창작 활동을 재개하고 싶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올리버(왼쪽)와 찰스는 아파트에서 벌어진 사건을 발판 삼아 창작 활동을 재개하고 싶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아파트에 돌아와 보니 경광등이 번쩍인다. 누군가 죽었다. 아파트 관리인은 젊은 금융인 팀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전한다. 세 사람의 ‘촉’은 다르다. 살인이라고 직감한다. 셋은 엘리베이터에서 팀을 스치듯 만났다. 곧 세상을 스스로 등질 사람이 아니었다. 세 사람은 팀의 죽음을 파헤치는 팟캐스트를 만들기로 의기투합한다.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

찰스(스티브 마틴)는 한때 ‘브라조스’라는 형사 드라마로 인기를 끌었던 배우다. 인기가 급락해 강제 은퇴 상태이나 스타라는 자부심이 남다르다. 올리버(마틴 숏)는 퇴락한 뮤지컬 연출가다. 20대 메이블(셀레나 고메즈)은 음악을 좋아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인데, 무슨 일인지 고독해 보인다. 각기 다른 이력과 성격이 조화를 이루면 사건을 파악하기도, 팟캐스트 만들기도 제법 괜찮을 듯싶다고 세 사람은 생각한다.

②정말 무슨 일이 있었다

메이블(왼쪽부터)과 찰스, 올리버는 팀의 죽음을 파헤치며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려고 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메이블(왼쪽부터)과 찰스, 올리버는 팀의 죽음을 파헤치며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려고 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아마추어들이 장난스럽게 시작한 자체 수사이나 알아볼수록 수상쩍은 일이 적지 않다. 찰스는 화재경보가 울릴 때 기이한 장면을 목격했다. 입주자들이 모두 밖으로 나가는 것과 달리 후드티 모자를 깊이 눌러 쓴 한 사내가 아파트 계단을 오르는 모습이었다. 입주자들끼리 모여 팀의 죽음을 추모하는데, 대부분이 심드렁한 표정이다. 입주자들은 대체로 팀을 좋아하지 않았다. 팀은 최근 고객에게 큰 손실을 끼치기도 했다. 원한을 살 만도 했다. 무슨 일인지 팀이 죽은 날 한 입주자가 사랑을 쏟던 고양이가 갑자기 죽었다.

의문이 쌓일수록 찰스와 올리버의 팟캐스트 제작 의욕은 커진다. 재미난 팟캐스트를 만들기 위해 두 사람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 한데 메이블은 오래전부터 팀과 잘 알던 사이다. 과연 팀은 살해된 것인가. 그렇다면 동기는 무엇인가.

③추리, 유머를 만나 재미를 빚다

사건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여러 사람이 개입돼 있고, 알고 보면 또 다른 살인이 연계돼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건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여러 사람이 개입돼 있고, 알고 보면 또 다른 살인이 연계돼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세 사람 인생엔 구멍이 뚫려 있다. 찰스는 인생의 하이라이트였던 바라조스 역할과 실제 삶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올리버는 10년 전 선보인 뮤지컬이 실패해 재기불능이고, 매일 돈 걱정이다. 메이블은 팀과 얽힌 10년 전 일에 마음이 멈춰 있다. 드라마는 세 사람의 자조를 재료 삼아 웃음을 빚어낸다. 날카로운 추리와 패배자들의 유머가 만나 별난 재미를 만들어낸다. 시트콤과 추리극이 결합했다고 할까.

※몰아보기 지수: ★★★★(★ 5개 만점, ☆ 반개)

코미디 배우 겸 시나리오 작가 스티브 마틴의 건재를 오랜만에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드라마 원안을 만들기도 했다. 가수로 더 유명한 셀레나 고메즈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하다. 철 없는 뮤지컬 연출가를 연기하는 마틴 숏의 조합까지 연기 앙상블이 매력 있다. 27일 열릴 미국배우조합(SAG)상 시상식 코미디 시리즈 부문 최우수연기앙상블상 후보에 올라 있다. 적당히 웃기면서 꽤 밀도 높은 긴장을 주며 제법 알싸한 반전이 있다. 시즌2가 만들어지고 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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