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립정부 내 예산안 갈등으로 조기 총선
집권당 과반 의석 확보…단독 정부 구성
포르투갈 총선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현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사회당이 승리해 재집권에 성공했다. 연립정부 내 갈등으로 파트너 정당이 이탈하면서 1년 앞당겨진 조기 선거였으나, 도리어 집권당에 표가 몰리면서 코스타 총리는 국정을 이끌어 갈 더욱 강력한 권한을 확보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포루투갈 총선에서 집권 사회당은 득표율 42%로 전체 230개 의석 가운데 절반이 넘는 117석을 차지하며 단독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사회당이 과반 의석을 넘긴 건 2005년 총선 이후 처음이다.
사회당은 2019년 총선에서도 승리했지만 108석을 얻는 데 그쳐 좌파연합, 공산당과 연정을 꾸렸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제출한 2021년 예산안을 두고 갈등이 불거져 나왔다. 정부 정책에 반대한 좌파연합은 제1 야당 사회민주당과 손잡고 예산안을 부결시켰고, 대통령이 11월 의회 해산을 선언해 조기 총선이 열리게 됐다.
이번에도 사회민주당은 28%를 득표해 제1 야당의 지위를 유지했다. 극우 포퓰리즘 성향인 신생 정당 ‘체가’는 기존 1석에서 12석으로 의석을 늘리며 단숨에 원내 3당으로 약진했다. 예산안 파동으로 민심을 잃은 좌파연합과 공산당은 한 자릿수 득표율로 의석 절반 이상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율은 46∼51%로 집계돼 48.6%였던 2019년 총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관광 수입 감소로 직격탄을 맞은 포르투갈 경제 상황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르투갈은 유럽연합(EU)이 조성한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166억 유로(약 22조4,000억 원)를 2026년까지 지급받아 경제 성장에 나설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은 “포르투갈은 경제난을 극복할 안정적 정부를 선택했다”고 짚었다.
코스타 총리는 승리 연설에서 “신뢰의 승리이자 안정을 염원하는 승리”라며 “팬데믹을 넘어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절대 다수의 지지는 절대 권력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그것은 더 큰 책임을 갖고 모든 포르투갈 국민과 함께, 그리고 포르투갈 국민을 위해 통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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