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하루 5시간 이상 앉아 있으면 ‘바람만 스쳐도 아픈’ 이 질환에…

입력
2022.01.30 19:06
수정
2022.01.30 19:06
0 0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대유행이 사그라들지 않는 데다 연휴까지 겹쳐 집안에서 주로 생활하면서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크게 늘어난 사람이 많아졌다. 그런데 너무 오랫동안 앉아서 지내면 통풍 원인이 되는 혈중 요산 수치가 크게 오를 수 있다.

남가은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앉아 지내는 시간이 하루 5시간이 넘으면 고요산혈증에 노출될 위험이 17%나 높아진다”고 했다. 남 교수는 국민건강영양조사(2016∼2018년) 데이터를 활용해 성인 남녀 1만6,535명의 좌식 시간과 고요산혈증 발병과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고요산혈증을 오랫동안 방치하면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痛風)으로 이어진다.

◇혈중 요산 수치 7㎎ 넘으면 고요산혈증

고요산혈증(hyperuricacidemia)은 혈중 요산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를 말한다. 흔히 ‘바람만 스쳐도 아플 정도로 통증이 극심하다’는 통풍(痛風)에 노출될 수 있다.

혈중 요산의 정상 범위는 혈액 100mL당 7㎎ 이하다. 혈중 요산 수치가 정상 범위라면 체내에서 요산이 적절히 생성되거나 콩팥 기능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혈중 요산 수치가 7㎎을 넘으면 고요산혈증이다. 이는 체내에서 요산이 과잉 생성되거나 콩팥 기능이 떨어진 것이다.

혈중 요산 수치가 8㎎이 넘으면 심장ㆍ콩팥ㆍ뇌의 혈관 장애가 발생하거나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혈중 요산 수치가 높다고 반드시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고 무증상일 때가 대부분이다.

고요산혈증을 오랫동안 방치하면 통풍으로 진행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통풍 환자가 크게 늘었다. 2016년 37만3,000명에서 2020년 46만7,000명으로 25%가 늘었다.

성별로 보면 환자의 92.6%가 남성이었다. 여성은 주로 폐경 이후에 증상이 발생된다. 특히 40~50대에서 통풍 환자가 가장 많은데, 최근 30대 젊은 환자가 크게 늘었다.

남성호르몬은 콩팥의 요산 배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통풍은 주로 남성에게서 발병된다. 이와 달리 여성호르몬은 반대로 요산 배출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여성의 경우 폐경기 전에 통풍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엄지발가락이 붓고 통증이 느껴지거나, 스치기만 해도 아프고 온몸에서 열이 나거나, 유독 밤에 통증이 더 심해지거나, 통증이 갑자기 생겼다가 사라지거나, 귓바퀴에서 비대칭적이고 울퉁불퉁한 덩어리가 생겼거나, 콩팥 건강이 좋지 않거나, 과체중이거나, 평소 고기ㆍ맥주 등을 즐겨 먹거나, 하루 이내에 갑자기 관절이 붓고 아프다면 통풍일 수 있기에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고혈압ㆍ이상지질혈증 등 다양한 합병증 유발

통풍의 대표적인 증상은 급성 통풍 발작으로, 엄지발가락에 증상이 주로 나타나며 족부 내측, 발목, 무릎 등에도 생길 수 있다. 통풍 발작이 생기면 발 부위가 붉게 붓고 심한 열감이 나타난다. 보통 이런 통풍 발작은 10일 정도 지속되다가 점차 호전되지만, 통증이나 증상이 없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악화할 수 있다.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악화하면 다양한 합병증에 시달릴 수 있다. 먼저 몸 곳곳에서 요산 덩어리 결절이 나타나면서 다양한 곳에서 관절염ㆍ관절통이 나타난다. 이후 콩팥 질환ㆍ고혈압ㆍ비만ㆍ이상지질혈증ㆍ동맥경화ㆍ당뇨병 등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난다.

통풍 환자 중 25~50%는 고혈압이, 80%에서는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될 만큼 통풍은 혈관 건강과도 관계가 깊다. 통풍이 있다면 혈압ㆍ비만ㆍ혈당을 관리를 잘 해야 한다.

◇통풍 예방ㆍ관리법은?

통풍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요산은 크게 두 가지 경로로 몸속에서 만들어진다. 하나는 음식물 중 단백질에 포함된 퓨린이 분해돼 만들어지고, 다른 하나는 몸에서 파괴되는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경우다. 따라서 식습관과 생활 습관 교정이 통풍발작이 나타나지 않도록 예방ㆍ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혈중 요산에 끼치는 음식물의 영향은 그리 크지 않아 퓨린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

이영호 고려대 안암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퓨린이 거의 없는 무퓨린 식사를 해도 혈중 요산 수치는 1㎎/dL 정도만 내려가게 되고, 퓨린이 전혀 없는 식사는 맛이 별로 없어 식단을 오래 유지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이 교수는 “따라서 극도로 절제된 식사 요법보다 규칙적인 운동과 인스턴트 음식이 아닌 건강한 식단을 챙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다만 약물 치료를 해도 혈중 요산이 잘 내려가지 않고 관절염이 재발하거나 급성 증상이 있으면 퓨린이 많은 식단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통풍 환자가 먹어도 되는 음식으로는 달걀, 치즈, 우유, 곡류(오트밀ㆍ전곡은 제외), 빵, 대부분의 채소, 과일, 설탕 등이 있다.

통풍에서 어느 정도 회복되면 고기류, 가금류, 생선 조개, 콩, 시금치 버섯, 아스파라거스 등도 먹어도 괜찮다. 그러나 내장(심장, 간, 지라, 콩팥, 혀, 뇌 등), 육즙, 거위, 정어리, 청어, 멸치, 고등어, 메주 효모, 베이컨 등은 섭취를 피해야 한다.

또한 물을 충분히 마셔 소변량이 2L 정도로 늘리는 것도 요산 조절과 요산에 의한 콩팥결석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통풍이 일단 발생하면 금주해야 한다. 알코올은 고요산혈증과 통풍 발생에 밀접하게 관계있기 때문이다. 통풍 환자의 50%가 과도한 알코올 섭취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코올은 요산 생성 증가와 요산 배설 감소 작용을 해 고요산혈증을 일으킨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젖산으로 바뀌고, 젖산은 콩팥의 근세뇨관에서 요산 배설을 억제하게 된다. 술을 만성적으로 마시면 퓨린 생성을 늘리고 요산 합성도 증가시킨다. 특히 맥주는 술 가운데 퓨린을 가장 많이 포함해 반드시 피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