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멤버 7명 중 5명이 사외이사
이사회 독립성·전문성 강화한 영향
지난해 영업이익 1조7,656억 '흑자 전환'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사업실적에 대한 배당 검토에 들어갔다. 경영진은 배당 대신 성장산업에 대한 투자에 주력하려 했지만 이사회가 제동을 걸었다. 원안 부결이 거의 없어 '거수기'로 불리는 일부 기업 이사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은 28일 지난해 4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며 "2021년도 배당안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 뒤 확정되는 대로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영진은 글로벌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고 올해 성장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및 재무구조 영향을 고려해 무배당 안건을 전날 이사회에 상정했지만 부결된 것이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 경영진은 급히 재무계획을 다시 수립해 이사회에 상정해야 할 상황이 됐다. 이사회가 주주 환원을 통한 주주 가치 제고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상 적게라도 배당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의 '파워'가 남다른 것은 사외이사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총 7인의 이사 중 사내이사는 김준 대표이사 부회장을 포함해 2명에 불과하고 5명이 사외이사다. 이사회 의장도 김종훈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김 사외이사는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을 역임한 해당 분야 전문가다.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을 위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대폭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의 배당 검토 주문은 연간 흑자전환과도 연관이 있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매출 46조8,429억 원에 영업이익 1조7,656억 원 등 지난해 잠정 경영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0년 대비 35.58% 늘었고, 영업이익은 영업손실 2조4,203억 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배터리 사업은 매출이 3조398억 원으로 약 90% 증가하는 큰 성장세를 보였지만 영업손실이 6,831억 원으로 더 불어났다. 글로벌 공장 초기 가동 비용과 연구개발(R&D) 투자 증가 등의 영향이다.
김준 부회장은 "지난해는 경영환경 및 시황 변동성의 영향으로 시장 전망에 비해 다소 저조한 실적을 올렸다"며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을 보다 강력하게 추진해 더 큰 수확을 위한 '빅 피처(Big Picture)'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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