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기대인플레 예상치, 소비자의 6배
"원자재, 원유 가격 상승 부담"
가격 인상 도미노... 파리바게뜨 6.7% 인상
국내 기업이 체감하고 예측하는 물가상승 압력이 일반 소비자보다 6배 가까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원자재 값이 뜀박질하는 등 기업이 경영 현장에서 느끼는 원가 부담이 훨씬 커진 탓이란 분석이다. 이 같은 원가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는 기업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의 가격설정 행태 및 기대인플레이션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28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은이 2020년 11월~2021년 1월까지 석 달간 국내 기업 1,572곳을 설문조사한 결과, 기업의 향후 1년간 인플레이션 예상치는 평균 10.6%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소비자의 기대인플레이션(1.8%)을 약 6배나 웃돈다.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2.0%)조차 5배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은 향후 물가상승률에 대한 경제 주체의 주관적인 전망을 나타낸다. 실제로 기업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 실제 재화 및 서비스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기업의 체감 물가가 높아진 것에 대해 한은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원유 및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대부분 기업(85.2%)은 원자재가 상승이 제품가격 인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한은은 "기업은 경영 성과와는 직접 관련성이 낮은 일반 물가 수준 대신, 일부 원자재 가격 움직임에 기초해 향후 인플레이션 수준을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실에 이미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기업들은 원료비 상승 등을 이유로 도미노 가격 인상을 시작한 상태다. 최근 커피, 아이스크림 등 주요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른 데 이어, 28일엔 빵과 햄버거 등 가격도 인상이 예고됐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다음 달 9일부터 빵과 케이크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6.7% 올리기로 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도 내달 3일부터 햄버거와 치킨 제품 가격을 각각 300원, 900원씩 인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롯데리아과 버거킹도 최근 일부 제품 가격을 각각 평균 4.1%, 2.9%씩 올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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