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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유시민 법정 대면… "유시민, 조국 수사 보복하려 허위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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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유시민 법정 대면… "유시민, 조국 수사 보복하려 허위 진술"

입력
2022.01.27 18:35
수정
2022.01.28 09:55
10면
0 0

유시민 명예훼손 공판에 피해자 겸 증인 출석
"유시민 발언에 수사권 남용한 몹쓸 검사 됐다"

한동훈(왼쪽 사진) 검사장과 유시민(오른쪽)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7일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유 전 이사장 명예훼손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왼쪽 사진) 검사장과 유시민(오른쪽)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7일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유 전 이사장 명예훼손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검사장(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법정에서 대면했다. 한 검사장은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에 대한 보복이며 그 때문에 네 차례 좌천되는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한 검사장은 27일 오후 2시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지상목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유 전 이사장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이사장은 2019년 12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 "검찰이 노무현재단 은행 계좌를 들여다본 것을 확인했다"고 말하고, 2020년 7월 MBC 라디오 방송에선 "2019년 11월 말에서 12월 초 한동훈 검사가 (부장으로) 있던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 쪽에서 (계좌를)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가 고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한 검사장은 법정에서 "대검은 계좌추적 권한이 없고 서울중앙지검 등 일선 검찰청에도 이를 지시한 적이 없는데 피고인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당시) 내가 조 전 장관 등 권력형 비리를 수사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며 "내가 가장 약해져 있고 공격받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가담해서 날 특정해서 발언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검사장은 "피고인의 영향력 때문에 피고인이 사과하기까지 1년 반 동안 수사권을 개인적으로 남용한 몹쓸 검사가 됐다. 검사로서 이 이상의 불명예는 없다"며 "심지어 피고인이 사과한 후에도 내가 계좌 추적을 했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유 전 이사장의 발언 때문에 네 차례 좌천됐다고도 언급했는데, 2020년 1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서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자리를 옮기고 그해 6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돼 용인분원과 진천본원으로 이동했다가 지난해 6월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전보된 상황을 일컫는 말로 해석된다. 한 검사장은 판사가 민·형사상 합의 의향을 묻자 "몰라서 실수한 거라면 모르겠지만 대놓고 해코지를 한 것"이라며 "합의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은 한 검사장이 증언하는 동안 무표정하게 피고인석에 앉아 이따금 한 검사장을 쳐다봤다. 검사 측 신문이 끝나고 변호인 측 신문이 시작될 때 한 검사장이 유 전 이사장을 몇 초 동안 바라보자 유 전 이사장이 시선을 돌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 검사장과 유 전 이사장 변호인은 신문 과정에서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변호인은 한 검사장에게 "알릴레오 방송에서 증인 실명이 거론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유 전 이사장이 한 검사장을 계좌추적 주체로 특정한 적이 없어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강화하려는 질문이었다. 그러자 한 검사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라고 했을 것"이라면서도 "사실상 우리를 특정하는 내용이었다"고 받아쳤다. 한 검사장은 공판 전 취재진에게도 "계좌추적 시기도 (내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 11월 말부터 12월 초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그걸 두고도 나를 지정하지 않았다고 한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양 측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 검사장의 통화 녹취록을 두고도 공방했다. 변호인이 "(이 전 기자가) 유 전 이사장의 범죄 혐의를 의심하고 수사나 취재를 하고 있었느냐"며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행동을 하는데 검사로서 말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한 검사장은 "채널A 진상조사 보고서는 증거 능력이 없다고 채택도 안 됐다. 여기서 물어보는 의도가 무엇이냐"고 맞섰다. 한 검사장은 증인 신문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변호인이) 사안의 논점을 흐리려 한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김도형 기자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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