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 출신인 국민의힘 홍준표(수성을)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설과 보궐선거 전략공천 요구설이 나돈 대구 중남구의 '무공천' 확정으로 탈당 행렬이 이어지는 등 선거판 시계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홍 의원의 유명세가 민심을 노크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정치권에서는 대선 걸림돌이 구태정치만 한다는 이유로 정계 은퇴 주장까지 나오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28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대구시장 선거에는 3선을 노리는 권영진 현 시장과 홍의락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 정상환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회 부위원장, 임대윤 전 동구청장,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이상길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 김동식 대구시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권 시장의 대항마로 거론되던 곽상도 전 국회의원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화천대유자산관리 측으로부터 아들 병채씨가 퇴직금 및 상여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중도하차했다. 또 다른 대항마인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방향을 틀면서 권 시장의 독주가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설을 앞두고 대선주자로 뛰었던 홍준표 의원 출마설이 나돌면서 이 같은 기류에 소용돌이가 치고 있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3, 24일 차기 대구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를 한 결과 홍 의원이 34.3%를 얻어 19.4%인 권 시장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지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 조사는 대구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유선 ARS(20%)와 무선 ARS(80%)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4.5%로 최종 811명이 응답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 의원은 그동안 수차례 권 시장의 낮은 지지율과 백신 도입 구설수 등을 노골적으로 비난해온 터라 양자 간 감정의 골도 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 의원발 변수는 또 있다. 국민의힘이 28일 '무공천' 방침을 밝힌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그 것이다. 홍 의원은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중남구 선거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의 전략 공천을 요구했다. 홍 의원이 대구시장 출마를 위해 당초 시장에 도전한 이 전 구청장을 중남구로 보냈다는 것이다. 중남구는 곽상도 전 의원의 지역구다.
중남구에는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과 배영식 전 의원, 임병헌 전 남구청장, 이인선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이 전 수성구청장, 도태우 변호사, 손영준 대구시당 중남구 청년지회장, 박정조 미용사회 대구협의회장, 강사빈 청년나우 발행인, 박성민 중앙대학생위원장, 정용 전 대구시의원, 더불어민주당 최창희 중남구지역위원장 등 12명이 이미 예비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의 백수범(민주) 변호사도 출마를 선언하는 등 출마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들 예비후보 대부분은 홍 의원의 전략공천 요구설에 크게 반발했다. 이인선 예비후보는 "이제 중남구에 출마하니, 전략공천으로 훼방을 놓는다"며 홍 의원과의 악연에 혀를 내둘렀다. 이 예비후보는 2020년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 공천을 받아 수성을 지역구에 출마했지만, 공천을 받지 못한 홍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패배했다.
이 예비후보는 "윤석열 후보에 대한 홍 의원의 비방이 도를 넘고 있어 제명 대상"이라며 "아예 정계를 은퇴하기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의힘이 결국 중남구 지역에 무공천을 확정하면서 이인선 김재원 등 예비후보들의 무소속 출마선언이 이어지는 등 선거판이 출렁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는 올 선거 최대 변수인 홍준표 의원의 다음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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