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디딤돌대출도 금리 상승
3억 빌리면 저금리 때보다 이자 5000만원 증가
"기준금리 인상·추경, 금리 상승 압박"
지난해부터 금융권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서민이 내 집 마련을 위해 찾는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등 정책금융상품 금리도 함께 오르고 있다. 서민이 부담해야 할 이자가 갈수록 불어나고 있어 정책금융상품은 더 이상 대표 저금리 상품 명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
'저금리 상품' 무색해진 보금자리론·디딤돌대출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는 다음 달부터 보금자리론 금리를 0.10%포인트 인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주금공에서 가장 많이 취급하는 u-보금자리론 금리는 만기 기준으로 △10년 3.20% △20년 3.40% △30년 3.45% △40년 3.50%로 바뀐다.
보금자리론은 서민이 집을 살 때 빌릴 수 있는 정책금융상품이다.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 원 이하(신혼부부 8,500만 원 이하)인 가구가 시세 6억 원 이하면서 면적 85㎡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만 대출할 수 있다.
주금공은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한 만큼 낮은 금리로 대출을 공급하고 있다. 한번 빌리면 만기 때까지 바뀌지 않는 고정금리도 큰 장점이다. 서민 지원이란 정책적 목적과 시중은행처럼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격차를 이용해 수익을 낼 필요가 없다는 공공기관 특징이 이런 상품 구조를 가능하게 했다.
보금자리론 금리는 민간 금융사 상품보다 더디게 오르고 있긴 하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2020년 10월 2.59%에서 이달 3.82%로 뛰었다.
앞으로도 금리 오를 일만, 이자 부담 가중
하지만 같은 기간 u-보금자리론 금리도 2.10~2.35%에서 1%포인트 올랐다. 특히 서민 입장에서 보금자리론 금리 상승은 파급력이 크다. 만약 다음 달 만기 30년 u-보금자리론을 3억 원 대출한다면 원금균등 상환 기준 총 이자는 1억5,568만 원으로 2020년 10월에 빌린 차주보다 4,964만 원 더 내야 한다. 월 이자만 13만7,800원 늘어나는 셈이다.
부동산 구입 자금을 지원하는 다른 정책금융상품도 사정은 비슷하다.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 원 이하 등 보금자리론보다 대출 조건이 더 엄격한 디딤돌대출 금리는 지난해 11월 1.85~2.40%에서 2.00~2.75%로 높아졌다. 근로자·서민주택 구입자금대출, 최초주택 구입자금대출 역시 각각 2.35%→2.60%, 2.15%→2.40%로 올랐다.
적격대출 금리도 마찬가지로 상승세다. 다만 적격대출은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과 달리 소득 제한이 없는데다 금리가 시중은행 주담대보다 낮아 찾는 사람이 몰리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대출 금리가 더 오를 일만 남아 있다는 점이다. 정책금융상품을 이용하는 서민 부담도 당연히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우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추경 편성 등 확장 재정정책이 정책금융상품 금리에 영향을 끼치는 국고채 금리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며 "정책금융상품 이용층인 서민이 낼 이자도 늘어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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