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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난 해결 '보여주기'라도 해야"... 北, 농업 부처 '급'까지 올리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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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난 해결 '보여주기'라도 해야"... 北, 농업 부처 '급'까지 올리며 안간힘

입력
2022.01.26 15:16
수정
2022.01.2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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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성→농업위원회, 지위 격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북한이 미사일 도발과 더불어 연초부터 ‘먹고사는’ 문제 해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농업부문을 총괄하는 내각 부처의 ‘급’까지 올려 식량난 극복 의지를 드러냈다. 2년간 계속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가 ‘최대 명절’인 김일성ㆍ김정일 생일을 앞두고 누적된 주민 불만을 달래야 하는 정치적 고민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자체 역량만으로 허약한 생산 능력을 일거에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한 노동신문은 26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21일 농업성의 명칭을 ‘농업위원회’로 변경했다고 보도했다. 농업 담당 부처를 ‘성(省)’에서 위원회로 격상한 건 처음이다. 북한 내각에서 국가계획위원회 등 8곳만 위원회 지위를 가진 만큼, 당국의 관심이 상당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신문은 명칭 변경의 목적을 “나라의 농업생산에 대한 통일적인 지도”라고 밝혀, 농업 산업의 집행ㆍ관리를 국가가 주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사실 이번 조직 개편은 예상된 수순이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개최한 노동당 4차 전원회의에서 농촌문제 해결을 핵심 의제로 채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인민의 주식을 감자와 옥수수에서 흰쌀밥과 밀가루로 바꾸겠다”면서 10년 장기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앞서 지난해 6월 열린 3차 전원회의에서도 김 위원장은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며 위기 의식을 드러냈다.

실제로 북한의 만성적 식량난은 북중 국경이 일부 개방된 뒤에도 좀체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달 15일부터 거의 매일 북한 신의주에서 출발한 열차가 중국 단둥에서 식용유와 밀가루, 설탕 등 식료품을 싣고 돌아오고 있지만 ‘숨통’을 트이기엔 역부족이다. “중국에서 들어온 곡식 등 물자가 당과 군부에 먼저 배정돼 주민들에게 제대로 배분되지 못하고 있다(자유아시아방송)”는 전언도 있다.

당연히 불만은 고조될 수밖에 없고,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2월 광명성절(김정일 생일)과 4월 태양절(김일성 생일)까지 겹치자 북한 당국이 농업위원회 격상을 통해 김 위원장의 애민 리더십을 부각하려 한다는 해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에 유통되는 물자가 코로나19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하다”며 “주민생활과 직결되는 먹을거리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는, ‘보여주기’라도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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