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니혼게이자이 "中부동산 가치, 美 2.6배"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로 대표되는 중국 부동산 업계의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전역의 부동산 자산 가치가 미국의 2.6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5일 보도했다. ‘귀성(鬼城)’이라 불리는 유령도시 정리 등 중국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지만 벌써부터 부작용은 나타나고 있다. 주택 구입에 대부분의 재산을 쏟아부었지만 건설이 중단돼 입주가 지연되자, 아예 미완성된 아파트에 들어가 사는 사람도 등장했다.
신문은 미국 하버드대 케네스 로고프 교수와 칭화대 양위안천(楊元辰) 교수가 쓴 논문을 기초로 2020년 중국의 주택 시가총액을 추산한 결과, 95조6,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미국의 70% 정도지만 땅값은 2배를 넘는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1인당 주택면적이나 인구, 주택가격 등의 통계에서 부동산 시세 추이를 보면, 최근 10년간 3배 이상으로 시가총액이 급증했다. 미국에서는 같은 기간 1.7배 증가에 그쳤다.
로고프 교수에 따르면 중국의 GDP에서 부동산 부문 비율은 29%에 달해, 2010년대 금융위기를 겪은 스페인이나 아일랜드가 버블의 정점이었을 당시 수준을 넘었다. 도시지역의 자가 소유율은 90% 초과로 싱가포르를 제외한 주요국 중 최고다. 공실률도 20%가 넘어 일본이나 미국을 웃돈다. 헝다 1개사가 진 채무만 350조 원에 이른다.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된 건축물이 급증하자 아예 그 상태로 들어가 사는 경우도 있다. 후베이성 황스(黄石)시의 한 미완성 아파트는 지난해 6~9월 인도할 예정이었으나 개발사의 경영 부진으로 공사가 지연돼 800가구 이상이 대기 중이다. 청소 일을 하는 40대 여성 A씨는 구매자 중 한 명으로, 대출금을 갚느라 다른 집을 임대할 돈이 부족해 이곳에 들어와 살고 있다. 밤에는 태양광으로 충전한 조명으로 불을 밝히고 바람이 불거나 추운 날은 텐트를 치고 잔다.
광둥성 잔장(湛江)시에 사는 공장노동자 B씨의 상황은 더 안타깝다. 인도 예정일인 2019년 11월을 넘긴 지 2년이 지났지만 아파트가 완공되지 못했다. 비슷한 처지의 10여 가구가 함께 2020년 10월 콘크리트 벽뿐인 미완성 아파트로 무단 이주해 2개월 만에 쫓겨나고 말았다. 현재는 학교와 직장에서 멀리 떨어진 교외의 임대주택에 살며 대출금을 갚고 있다. 연로한 시부모는 일용직 노동으로 생계를 꾸린다. 그는 “여유 있는 생활을 위해 집을 샀는데,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전 같은 암흑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탄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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