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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갑자기 무산... '수시로 소통' 공약 '없던'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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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갑자기 무산... '수시로 소통' 공약 '없던' 일로

입력
2022.01.24 17:4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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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오미크론 대응" 이유 설명
순방 성과 부족에 각종 악재 돌출 탓?
역대 대통령 중 기자회견 최저 수준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 3개국 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2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 3개국 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2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주요 사안은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대통령 취임사에서 국민들에게 한 약속이다. '불통' 꼬리표가 따라다닌 박근혜 정부와는 다르겠다는 다짐이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스스로의 말을 지키지 않았다. 임기를 약 4개월 앞둔 문 대통령은 '소통에 인색했던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 유력해졌다.

"올해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없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마지막 신년 기자회견이 무산됐다고 24일 갑작스레 밝혔다. 문 대통령이 중동 3개국 순방을 마치고 22일 귀국한 이후 청와대는 기자회견 채비를 하고 있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만큼 방역 대응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는 언론과 직접 소통하는 기회가 여의치 않게 돼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매해 신년 기자회견을 했다. 대선이 임박한 올해엔 현직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청와대는 수석비서관실별로 예상 질문을 모으는 등 준비를 진행해 왔다.

오미크론 때문에 마지막 기자회견 무산?

청와대는 오미크론 대처가 시급하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문 대통령이 중동 순방으로 일주일 넘게 청와대를 비운 사이 국무총리실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의 방역 업무는 무리 없이 이뤄졌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국민들의 불안을 문 대통령의 육성으로 달래는 것이 오히려 정공법일 수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내세울 새로운 국정 성과가 충분하지 않은 데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조해주 전 중앙선거관리위 상임위원장 사퇴 잡음 등 문 대통령을 곤란하게 할 현안들이 많은 것이 기자회견 무산의 진짜 이유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문 대통령이 대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없지 않다.

"국민과 소통하는 지도자" 공약 무산

문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하는 지도자’가 되겠다는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 문 대통령의 대국민 소통 실적은 역대 대통령들보다 저조하다. 문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는 2번, 기자회견은 7번 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기자회견·언론브리핑을 합해 각각 약 150번), 이명박 전 대통령(약 20번)보다 미흡하고, 탄핵돼 임기를 채우지 못한 박근혜 전 대통령(5번)과 비슷한 수준이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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