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풍계리는 방치... ICBM 발사 유력"
북한이 2018년 일부 갱도를 폭파한 풍계리 핵 실험장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핵 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유예(모라토리엄) 해제를 시사한 북한이 핵 실험 재개를 대비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 출신 올리 하이노넨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2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은 풍계리 핵 실험장을 일정 조건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오가는 건 아니지만 몇몇 건물들이 현재 사용되고 있고 단순한 모니터링 이상의 활동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이 같은 판단에 대한 근거로 △겨울철 눈 위로 차량이 지나간 자국 △건물 입구의 눈을 치운 흔적 △건물 지붕에 눈이 녹아 있는 모습 등을 제시했다.
북한은 2018년 5월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풍계리 핵 실험장 폭파장면을 공개하며 영구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한 달 전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 실험과 ICBM 발사 중지를 결정한 데 따른 조치였다. 미국은 그러나 북한이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외부 전문가 없이 외신기자들만 입회시켰다며 추가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하이노넨 연구원도 "2018년 폭파 당시 갱도의 가장 안쪽을 포함해 전체를 다 폭파한 것은 아니다"라며 "(핵 실험장 사용 재개 시엔) 무너진 갱도 입구를 재건하는 대신에 새 입구를 뚫어 파괴되지 않았던 갱도로 연결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1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풍계리 핵 실험장이 현재 방치된 상태라고 분석 결과를 보고했다. 국정원 측은 당시 "풍계리 핵 실험장은 일부 차량이 드나들고 있지만 방치된 상태"라며 "일부 복원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인근에 규모 3.5도의 지진이 몇 차례 발생해 시설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가 힘들어 사실상 복구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국정원이 북한이 핵 실험보다는 동창리에서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 근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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