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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파트 외벽 계속 기울어 수색 지연… 24시간 구조 작업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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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파트 외벽 계속 기울어 수색 지연… 24시간 구조 작업 돌입

입력
2022.01.23 20: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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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동 외벽, 연일 관리범위 초과해 기울어
타워크레인 해체 보류한 채 실종자 수색
앞으로 24시간 주야 교대로 구조 작업 돌입
정부, 고용부 장관 본부장으로 중수본 구성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13일째인 23일 오후 타워 크레인 운전석 부근의 거푸집이 해체되고 있다. 뉴시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13일째인 23일 오후 타워 크레인 운전석 부근의 거푸집이 해체되고 있다. 뉴시스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붕괴 현장에서 '외벽 기울어짐' 현상이 반복되면서 실종자 수색이 지연되고 있다.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23일 H형강을 이용한 외벽 보강 계획을 내놓았지만, 보강 과정에 길면 2주가량 소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정부는 사고와 관련해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대책본부)는 이날 사고 건물인 201동 외벽의 추가 변이를 우려해 해체 중이던 201동 타워크레인 가운데 조종석 등 일부 부분은 남겨두고 실종자 수색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민성우 현대산업개발 안전경영실장은 대책본부 현장 브리핑에서 "예측과 달리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 발생하면서 (타워크레인 해체 및 실종자 수색)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대책본부는 201동 외벽에 위태롭게 매달린 타워크레인을 지난 21일까지 철거하고 수색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1일 타워크레인 붐대(크레인의 긴 팔)의 수평을 맞추는 과정에서 외벽이 80㎜가량 기울어 3시간 동안 작업이 지연됐고, 전날에도 외벽이 바깥쪽으로 65㎜까지 기울면서 크레인 해체와 병행하던 RCS폼(콘크리트 타설용 틀) 철거 작업이 지연됐다. 외벽이 현장에서 변위 허용 기준으로 설정한 ±45㎜를 여러 번 벗어난 것이다.

현대산업개발은 H형강을 사용한 외벽 고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공법은 H빔을 내부에서 설치해 외벽을 고정하는 방식이다. 대책본부 전문가 자문단 회의에 참석한 건축구조 전문가는 "현대산업개발에서 H형강을 사용해 흔들리는 외벽을 붙잡겠다는 안을 냈고 그렇게 하기로 잠정 결정됐다"며 "공중다리에서도 사용되는 방법인 만큼 안정성이 높은 공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방법이라 작업 일정이 재차 지연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자문단 소속 전문가는 "외벽 변이가 크지 않은 상황인데도 현장에서 워낙 안전을 강조하고 있어서 수색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며 "H형강을 사용하는 보강 방식은 1, 2주일이 걸릴 수도 있어 (회의에서) 이보다 시간이 적게 드는, 와이어로 안에서 붙잡아주는 방식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외벽 폭파가 낫다는 제안도 나온다. 김한옥 샘코리아 소장은 "H형강이나 와이어 방식 모두 외벽에 볼트를 결착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외벽이 떨어져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며 "조속한 안전 확보를 위해 외벽을 폭파하는 것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자문단에 참여한 발파 전문가는 "외벽만 깔끔하게 발파하는 것도 가능하긴 하지만, 실종자 생존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아직은 고려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구조작업 지연에 항의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낮 12시쯤 점심도 거른 채 201동 건물로 들어갔다. 일종의 시위였다. 실종자 가족 대표를 맡은 안모(45)씨는 "현장에 올라가 (타워크레인 해체 착수 이래) 3일간 한 게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본부는 가족 달래기에 나섰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앞으로 24시간 수색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성우 실장도 "현대산업개발도 24시간 주야 교대로 직원을 투입해 구조 작업을 함께 하겠다"며 "오늘 인부 8명, 관리자 2명을 우선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안경덕 장관이 본부장을 맡고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소방청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중수본을 구성해 근로자 수색, 현장 수습, 피해 지원 등을 총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사고 수습 과정 전반에서 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중수본은 24일 오후 3시 사고 현장 인근에서 첫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광주=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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