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의 뒤끝..."호주오픈 우승상금 내놔" 호주정부 상대 소송 준비

"격리 호텔서 열악한 대우... 죄수 취급받아"
52억원 규모 소송 카드 만지작
"호주오픈 우승 상금 230만 파운드까지 포함"

17일 테니스 스타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자국 수도 베오그라드 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인 그는 호주오픈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호주 멜버른으로 입국했으나,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을 이유로 호주 정부가 그의 입국 비자를 취소하자 대회 출전이 무산됐다. 베오그라드=AP 연합뉴스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 참가하지 못한 분풀이일까. 입국서류 허위작성으로 최근 호주에서 추방당한 남자 테니스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34)가 호주 정부를 상대로 50억 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피해를 당해 보상을 해달라는 금액에는 호주오픈 우승상금이 들어 있다.

영국 타블로이드지 더선은 19일(현지시간) 조코비치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호주 정부를 상대로 320만 파운드(약 52억 원) 규모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변호사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코비치의 에이전트인 에도라도 아트라디의 측근은 “조코비치와 그의 가족이 멜버른 호텔에서 격리 중일 때 형편없는 대우를 받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조코비치의 어머니도 최근 한 언론에 “아들이 벼룩과 구더기들로 가득 찬 호텔에 머물렀다”며 “사실상 포로로 잡혀 있었다”고 비판했다.

조코비치 측이 제시한 피해보상액 320만 파운드 중에는 그가 호주오픈에서 우승할 경우 받을 수 있었던 상금 230만 파운드가 포함돼 있다. 조코비치가 앞서 지난해까지 이 대회에서 3연속 우승했으니 호주 정부의 추방이 없었다면 올해도 우승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5일 멜버른에 도착했으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호주 이민부로부터 비자를 취소당했다. 법정 다툼 끝에 10일 호주 법원으로부터 비자 취소 효력 정지 처분을 받아 호주오픈 출전 가능성이 열렸지만, 호주 이민부는 다시 그가 입국 신고서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이유로 비자 취소를 강행했다. 호주 연방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조코비치는 대회가 개막한 17일 모국인 세르비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