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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에 뭉치는 러시아ㆍ이란 ‘반미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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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에 뭉치는 러시아ㆍ이란 ‘반미 연합’

입력
2022.01.20 18:32
수정
2022.01.20 19:5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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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 “미국 일방주의 맞서 다각도 협력” 다짐
中, 러ㆍ이란과 해군 합동훈련… 반미 ‘삼각편대’ 형성
美ㆍ러 21일 담판, 사태 해결 실마리 될까


블라디미르 푸틴(맨 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맨 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행동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와 이란이 결속을 다졌다. 미국과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맞서 러시아가 이란과 ‘반미(反美) 연합’을 구성하며 전선을 넓히는 모양새다. 중국도 이에 가세할 태세여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강대국들 간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를 방문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지난해 양국 간 교역이 38% 이상 증가했다"며 단합을 과시했다.

양국 정상의 만남은 각각 우군이 필요할 때 이뤄진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 추진에서 촉발된 갈등에 원군이 필요하다. 우크라이나 자체는 러시아에 손쉬운 상대지만, 미국과 나토와 맞서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미국 등 서방과 벌이는 핵 합의(JCPOAㆍ포괄적 공동 행동계획) 복원 협상 참여국인 러시아의 지지가 절실하다.

실제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는 데 다각도로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시리아 정부를 지원한 러시아와 이란의 협력 성공 경험이 다른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며 이란의 공군기지를 이용했다. 푸틴은 옛 소련 경제연합체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이란 간 협력 등도 논의 의제로 밝혔다. 이에 라이시 대통령은 "양국은 협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우리는 이미 40년 이상 미국에 맞서고 있고, 절대로 제재와 위협 때문에 국가의 발전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미국을 직접 겨냥했다.

미국과 세계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도 러ㆍ이란 공조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은 “러시아 해군 대표단이 중·러·이란 전투함 합동 해상훈련 계획 회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지난 18일 전했다. 러시아, 중국, 이란이 걸프만에서 국제 선박의 안전 보장과 해적 소탕을 명분으로 해군 합동훈련에 들어간 것이다. 이어 3국 해군은 21일부터 북부 인도양에서 '2022 해상 안보 벨트 합동 훈련'을 벌인다고 이란 국영 IRIB 방송이 20일 전했다. 2019년 이후 올해가 세 번째인 이 훈련도 세계 원유 수송로의 해적 소탕 등이 명분이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반미 삼각편대가 틀을 갖추는 모습이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러시아에 대한 압박 수위를 올리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현실화할 경우 러시아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은 유례없는 제재에 직면하게 된다”고 날을 세웠다.

갈등이 고조되면서 21일 예정된 미국과 러시아의 외무장관 회담이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9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지원을 약속하고, 20일 독일 방문에 이어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러시아의) 공세를 막고 대화와 평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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