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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이라도 시키자" VS "재건축 늦어진다" 반포중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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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이라도 시키자" VS "재건축 늦어진다" 반포중에 무슨 일이

입력
2022.01.20 12:00
수정
2022.01.2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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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조합 "공사 일정 촉박" 내년 초 휴교 추진
학부모 "재학생만이라도 졸업할 수 있게" 반발

반포중 재학생 학부모들이 19일 오후 교내에서 연석회의에 앞서 휴교 일정 연기 등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반포중 재학생 학부모들이 19일 오후 교내에서 연석회의에 앞서 휴교 일정 연기 등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으로 전학 갈 처지에 놓인 반포중 학생 학부모들과 재건축조합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학부모들은 재학생만이라도 졸업할 수 있도록 내년 초로 예정된 휴교 일정을 미뤄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조합은 재건축 일정 변경은 불가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반포중 학부모 제위원회와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관계자는 19일 오후 반포중에서 휴교 문제를 논의하는 연석회의를 열었다. 조합 측은 당초 예정과 달리 불참했다.

학부모들은 회의가 열리기 1시간 전부터 '학부모 93% 졸업 찬성, 설문 결과 무시한 행정처리 하지 마라' '대책 없는 학사행정 학생들만 죽어난다' 등 내년 휴교에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조합과 교육청을 압박했다.

학부모들은 조합이 내년 2월 반포중 휴교 방침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조합은 교육청으로부터 반포중 부지를 수용했고 학교 건물을 재건축해 기부채납하기로 한 만큼 휴교에 걸림돌이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청이 조합 요구대로 휴교를 결정한다면 반포중 재학생들은 내년 인근 학교로 분산 배정된다. 이 학교는 재건축 문제로 지난해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아 올해 신학기엔 2, 3학년 440여 명만 수업을 받게 된다.

학부모들은 휴교와 관련해 충분한 논의가 부족했던 데다 조합에서 대안 논의를 거부하며 무성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손승표 반포중 학부모 비대위원장은 "가장 우선시돼야 할 아이들의 학습권과 안전권에 대해 학부모 의견 수렴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 학부모는 "조합장은 한 번도 회의에 참석한 적이 없다"며 "학부모들이 상식선에서 납득할 수 있도록 협의하자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인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최근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에 '공청회도 없는 휴교와 전학 결사반대, 반포중 예비 2학년 학생들이 2024년 2월에 무사히 졸업하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휴교 결정권을 가진 교육지원청은 학부모, 조합과 협의해 의견을 조율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지원청은 최근 반포중 휴교 일정을 내년 9월로 연기하거나 인근 초등학교 건물을 공유해 사용하는 등의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조합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철거와 개축 등 일정을 감안하면 공사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 이유다. 조합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 자체가 오랜 기간 지연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신숙연 반포중 학부모회장은 "교육부 매뉴얼상 학교공사 표준기간은 20개월에 불과하다"며 "교육청은 학생과 학부모를 대변해 협의하는 주체로 고유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인접 학교는 이미 과밀학급인데다 교과 과정도 달라 혼란이 발생할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반포주공1단지는 지난해 7월 3주구를 마지막으로 4개 주구 모두에서 관리처분계획을 인가받았고, 그해 11월 말 거주자 이주가 완료됐다. 조합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내년 6월 착공할 계획이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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