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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는 바다로 쏟아지는데”…제주 하수처리장 증설사업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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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는 바다로 쏟아지는데”…제주 하수처리장 증설사업 난항

입력
2022.01.1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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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넘게 사업자 선정도 못하고
주민 반대로 수개월째 공사 중단
제자리 걸음에 하수 대란 우려 커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 조감도. 제주도 제공.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 조감도. 제주도 제공.



제주를 찾는 관광객과 상주인구의 증가로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하수가 바다로 쏟아지고 있지만 하수처리시설 증설사업은 곳곳에서 암초에 부딪히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19일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등에 따르면 도내 전체 하수처리장 8곳의 처리용량은 1일 25만1,500톤, 유입처리량은 23만9,903톤으로 95.4%의 처리율을 보이면서 사실상 한계에 이른 상황이다. 특히 제주지역 전체 하수량의 53%를 처리하는 제주시 도두하수처리장은 이미 처리 용량이 한계를 넘어선 상태다. 여름철 집중 호우시 하수와 빗물이 동시에 도두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될 경우 하수처리용량이 초과돼 기준치를 초과한 오·폐수가 바다로 그대로 흘러들어 가고 있어도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에 도는 2025년 12월까지 총사업비 3,927억 원을 투입해 도두하수처리장의 1일 하수 처리용량을 13만 톤에서 22만 톤으로 늘리기 위한 제주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지난해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입찰 공고를 냈지만 응찰한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건설업계는 해당 공사의 사업비 증액과 공사 기간 연장 없이는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 도는 발주 대행을 맡은 한국환경공단과 협의해 새로운 입찰조건으로 신규 입찰 공고를 내기로 협의하고 준비 중이며, 빠르면 오는 3월쯤 재입찰을 실시하고 올해 하반기쯤 착공할 계획이다.


제주 동부하수처리장 철거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7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선교로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앞에서 동부하수처리장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 동부하수처리장 철거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7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선교로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앞에서 동부하수처리장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는 제주하수처리장 증설과 함께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에 있는 동부하수처리장 증설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 반대에 부딪혀 수개월째 중단된 상태다. 동부하수처리장은 당초 2007년 1일 처리량 6,000톤 규모로 설치됐고, 이후 2014년 1만2,000톤 규모로 증설됐다. 2017년 다시 하수 처리량이 한계에 이르자 상하수도본부는 시설을 다시 2만4,000톤 규모로 증설하려 했지만, 당시 지역 해녀들이 강하게 반발해 4년 간 공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다 동부하수처리장의 1일 평균 하수 처리량이 1만1,595톤으로 처리 가능 용량의 96.6%에 육박하자, 도는 지난해 11월 공사를 재개하려 했지만 또다시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하수처리 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지만 증설사업은 수개월 넘게 아무런 성과 없이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어 ‘하수 대란’에 대한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도 관계자는 “도내 하수량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2026년까지 5개 하수처리장의 처리용량을 현재 25만1,500톤에서 38만8,000톤으로, 모두 13만6,500톤을 증설할 계획”이라며 “하수처리 증설사업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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