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급등에 경상수지 악화 탓
경기 둔화 우려 中 높은 교역 의존도도
최근 들어 원화 가치가 미 달러화는 물론 여타 통화 대비 더 심하게 떨어진 원인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높은 대중(對中) 의존도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최근 원화 약세 원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원화는 양호한 외화 수급 상황과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에도 불구, 미 달러화를 비롯해 주요 신흥국 통화와 비교해 절하폭이 컸다.
실제로 지난해 원·달러 환율 상승률은 8.2%로 달러인덱스(+6.3%) 및 신흥국 대미 환율(+2.7%) 상승률을 웃돌았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앞두고 중국의 경기 부진까지 지금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던 과거(2012년 12월~2013년 7월)와 비교해서도 이번 원화 절하 확대폭이 더 컸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그 배경을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서 찾았다. 해외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특성상,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교역조건과 경상수지를 악화시켜 기타 통화 대비 원화 약세를 유발한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높은 대중 교역 의존도 역시 원화 가치 하락을 유도했다고 봤다. 대중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최근 달러 강세기에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한 통화 절하율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의 대중 교역 의존도(2020년 기준)는 24.6%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MSCI) 분류상 신흥국 평균(13.3%)보다 높다.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것도 원화 가치 절하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들이 주식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분배) 과정에서 2020년 하반기 가파르게 급등한 우리나라 주식에 대한 비중을 축소하며 투자금이 유출된 영향이 컸다는 뜻이다.
보고서를 쓴 한은 국제경제연구실은 "원화 환율이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 만큼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국제 원자재 가격, 중국 경제 등 대외 리스크 동향을 항상 점검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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