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공헌도·득점·리바운드 1위
팀 12연승 1위 질주 절대적 역할
넓은 시야로 볼배급 좋아져
양효진, 반박자 빠른 공격 블로커 따돌려
상대 팀 감독 “알면서도 못 막아”
속공·블로킹 1위, 대부분 상위권
올 시즌 국내 여자프로배구(KOVO)와 여자프로농구(WKBL)는 독주체제가 형성됐다. 현대건설은 18일 현재 V리그 23경기에서 22승 1패를, 청주 KB스타즈는 22경기에서 21승 1패를 각각 기록하며 리그 역대 최고인 9할 승률을 쓸 태세다. 이들 팀을 이끄는 선수는 최장신 센터 양효진(32·190㎝)과 박지수(23·196㎝)다. 나란히 ‘괴물’ 같은 전전후 활약으로 코트를 지배하고 있다.
박지수, 포인트가드급 센터로 진화
KB스타즈가 12연승으로 단독 1위를 질주하는 데엔 박지수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원팀을 강조하는 김완수 감독이 부임하며 박지수는 출전 시간이 지난 시즌보다 5분가량 줄었지만 공헌도 1위, 득점 1위(21.24점), 리바운드 1위(14.57개), 블록슛 2위(1.71개) 등 각종 지표에서 상위를 달리고 있다. 라운드별 최우수선수(MVP)도 3번이나 차지했다.
박지수는 큰 신장을 앞세운 골밑 장악력뿐만 아니라,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볼 배급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어시스트(5.14개) 부문 4위에 이름을 올렸고, 트리플더블을 2번이나 달성하기도 했다. 상대가 더블팀으로 막는다는 점을 이용, 빈 곳에 있는 팀원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박지수는 2018년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진출 이후로 한 단계 진화했다.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코로나19 사태로 합류하지 못한 2020시즌을 제외하고 3시즌을 뛰었다. 올 시즌을 마친 뒤에도 미국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김일두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큰 무대에서 뛰어난 선수들을 상대하다 보니 받아먹는 득점보다는 더 움직이고, 볼을 돌리고, 스스로 기회를 만드는 전천후 선수로 변화했다”며 “올 시즌은 상대에 맞춰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까지 보이며 완벽해졌다. 외곽 슛과 왼손 활용을 늘리면 누구도 막기 힘든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지수는 남은 시즌 역대 최고 승률 우승에 도전한다. 현재 기록은 2016~17시즌 아산 우리은행(33승 2패·0.943 승률)이다. KB스타즈가 남은 8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면 최종 승률 0.967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강약 조절' 양효진, 알면서도 못 막아
현대건설은 2021-22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우승과 거리가 멀어 보였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고, 전력 보강도 없었다. 하지만 역대 최초로 개막 12연승 후 단 한 번 패하고 다시 10연승을 질주 중이다. 현대건설은 승점 65점을 챙겨 2위 도로공사(승점 51)를 무려 14점이나 앞서 있다.
‘절대 1강’ 현대건설의 중심엔 양효진이 있었다. 양효진은 힘으로 배구를 하지 않는다. 큰 키에 반 박자 빠른 공격으로 상대 블로커를 따돌린 뒤 수비가 비어 있는 상대 코트로 공을 가볍게 쳐내 득점으로 가져간다. 강약 조절로 상대 선수들의 발을 무겁게 묶어 놓은 것이다. 상대팀 감독들마저 “알면서도 못 막는다”고 하소연할 정도다.
올 시즌 개인 기록을 보더라도 양효진은 군계일학이다. 공격성공률은 55.21%나 된다. 최소 점유율 기준(20%)을 채우지 못해 공격종합 순위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지만 1위 GS칼텍스 모마(46.50%)를 한참 상회하는 기록이다. 속공 1위(성공률 57.93%), 블로킹 1위(세트당 0.78개), 시간차 4위(52.08%), 서브 8위(0.21개) 등 공격지표 대부분에서 상위를 달리고 있다. 2라운드 MVP에도 올랐다.
2009-10시즌부터 2019-20시즌까지 11년 연속 블로킹 1위를 차지했던 양효진은 지난 시즌 세트당 평균 0.545개로 전체 5위에 그치며 처음으로 하락세를 경험했다. 그러나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장신의 해외 선수들을 상대한 후 다시 예전의 ‘블로퀸’ 명성을 되찾았다. 대표팀에서 다양한 외국 선수들을 상대하며 점프 타이밍과 손 모양까지 연구하다 보니 배구가 더 늘었다.
양효진을 앞세운 현대건설은 V리그 여자부 단일시즌 최다승 기록인 25승(2012-13시즌 IBK기업은행)을 넘어 남녀 통틀어 첫 30승 역사에 도전한다. 2007-08시즌 흥국생명이 세운 단일 시즌 최소패(20승 4패) 신기록 달성도 가시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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