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열풍·건강식품 인식에 K김치 인기
대상·CJ제일제당 등 김치 현지화에 속도
젓갈 뺀 김치로…미국·유럽 공략
올해 포장김치 업체들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지난해 김치 수출액이 사상 최대에다 12년 만에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등 해외시장이 급팽창하고 있어서다.
주요 타깃은 미국, 유럽 등 서구권이다. 한류 열풍을 타고 김치를 찾는 수요가 늘자 주요 업체들은 맵지 않은 김치 등 현지화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치 수출액 사상 최대…한류 덕분
17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2020년보다 10.7% 증가한 1억5,992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김치 수출액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째 늘었는데 코로나19가 닥친 2020년에는 전년보다 무려 37.6%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김치 인기가 높았지만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2020년보다 매출 상승폭이 크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김치 수출액이 늘어난 가장 큰 요인으로 한류 열풍과 K푸드에 대한 관심을 꼽는다. 또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와중에 한국김치가 면역력을 높인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수요가 빠르게 늘었다. 교민 위주로 소비했던 예전과 달리 현지인들의 김치 구매가 증가하는 것도 최근의 변화다.
이에 업계는 김치를 '메인스트림(주류) 식품'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현지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상은 지난달 미국, 유럽 시장을 겨냥해 양배추, 케일, 당근을 활용한 김치 3종과 맵지 않은 마일드 김치를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은 젓갈 없이 식물성 원료만으로 맛을 낸 '비비고 플랜테이블 김치'를 개발해 싱가포르와 호주에 수출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예전에는 일본 시장에 수출이 집중됐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 남미까지 수출국이 확대되면서 국가별 식문화에 맞춘 현지화 제품 개발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아시아 넘어 미국·유럽으로…올해 전략은
서구권 진출을 위해 업체들은 현지 인프라도 키우고 있다. 대상은 식품기업 최초로 미국 LA 인근 지역에 설립한 김치 생산공장을 올 상반기에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미국 공장은 제품 개발, 디자인 등을 완료하고 김치 시범생산을 진행 중이다.
대상 관계자는 "미국 공장이 가동되면 수요 예측에 따른 판매관리가 가능해지고 생산 및 유통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주류 유통채널 내 입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상은 국내 김치 전체 수출액에서 4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미국 생산이 시작되면 선두 입지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도 지난해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 김치 수출량이 전년 대비 40% 증가해 현지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미국 내 70여 매장을 보유한 대형 아시안 식품 유통업체에 입점하고 이를 기반으로 주류 채널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또 상반기 중 영국 법인을 설립해 유럽 시장 공략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풀무원은 전북 익산시 국가식품클러스터 내 김치공장에서 생산한 김치를 미국 등에 판매하고 있다. 좋은 재료와 수준 높은 제조공정으로 품질을 끌어올린 '프리미엄 김치'로 중국산 저가김치와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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