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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는 정몽규 “화정아이파크 완전 철거도 고려…랜드마크 만들어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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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는 정몽규 “화정아이파크 완전 철거도 고려…랜드마크 만들어 사죄”

입력
2022.01.17 11:09
수정
2022.01.1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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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사옥 대회의실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뉴스1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사옥 대회의실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뉴스1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번에 무너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에 대해서는 완전 철거나 재시공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해당 아파트를 광주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다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17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산업개발 경영자로 책임을 통감하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대주주로서 책임은 다하겠다”고 말해 완전히 경영에서 손을 떼는 것이 아니라 2선 후퇴로 보인다.

정 회장은 1999년 현대산업개발을 맡아 23년간 이끌었지만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철거 현장 사고, 이달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HDC현대산업개발 신뢰도는 급격히 추락했고, 정 회장의 책임론까지 커지면서 결국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정 회장은 “사퇴로 책임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고객과 국민의 신뢰를 찾는 것이 문제의 해결 방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정아이파크에 대한 사고 원인을 정확히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한 그는 “안전 점검 이후 문제가 있다면 수분양자 계약 해지는 물론 아파트 완전 철거와 재시공 방안도 고려하겠다”며 “화정 아파트가 광주에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다시 만드는 게 사죄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몽규 회장 입장 발표 전문

광주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립니다.

현대산업개발은 1976년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개발로 시작하여 아이파크 브랜드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광주에서 두 건의 사고로 인해 광주 시민과 국민 여러분들께 너무나 큰 실망을 끼쳤습니다.

지난해 6월 철거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숨지시거나 다치셨고, 다시 지난 11일 시공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였으며, 아파트 안전은 물론 회사에 대한 신뢰마저도 땅에 떨어져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가 없으면, 회사의 존립 가치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시금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수립해 실천하겠습니다.

현대산업개발은 광주시를 비롯한 관련 정부기관들과 힘을 합쳐 사고현장을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신속하게 실종된 분들을 구조하는데 더욱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또한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자 가족분들께 피해를 보상함은 물론, 입주 예정자분들과 이해관계자분들께도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두 사건으로 광주 시민들께 상처와 누를 끼쳐드렸습니다. 광주시와 상의하여 시민들의 안전과 재난관리를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겠습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현대산업개발은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 지구 아파트는 사시는 분께서 안전에 대한 염려가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전국 건설현장에 대한 외부기관의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안전과 품질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여 우려와 불신을 끊겠습니다.

저희 고객들께서 평생 안심하고 사실 수 있도록 안전 품질 보증을 대폭 강화하겠습니다.

현재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법적 보증기간은 10년이지만 새로 입주하는 주택은 물론,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모든 건축물의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보증기간을 30년까지 대폭 늘려 입주민들이 편히 사실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안전이 문제가 되어 발생하는 재산상 피해가 전혀 없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산업개발은 고객의 안전과 사회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여 국민의 사랑을 받고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국민 기업으로 재탄생하겠습니다.

저는 1999년 현대자동차에서 현대산업개발 회장으로 취임해 23년 동안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였으며 고객, 국민들의 신뢰를 지키고자 하였습니다. 이번 사고로 그러한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려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저는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사고를 수습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그룹차원에서의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약속드립니다.

다시 한번 광주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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