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거면 현대산업개발이 들어가라"… 시공사 '부실 대응'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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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거면 현대산업개발이 들어가라"… 시공사 '부실 대응' 도마

입력
2022.01.15 20:00
수정
2022.01.1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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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의식 작업 상황 부풀리기도
잔해물 제거 중장비 반입도 미흡
실종자 가족들 "기본이 안 돼 있어"

유병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등 임직원이 12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현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사고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외벽이 붕괴된 201동 타워크레인 해체 및 안전장치 설치, 붕괴 잔해물 제거 등을 맡은 현대산업개발 측의 작업이 늦어지면서 본격적인 수색·구조 작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추가 붕괴 우려가 상당한데도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언론에 얘기해 소방당국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1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문희준 광주서부소방서장은 이날 실종자 가족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민성우 현대산업개발 안전경영실장에게 "이럴 거면 현대산업개발이 대신 수색에 들어가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현대산업개발이 곳곳에서 제기되는 부실 공사 정황에 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한 게 문제가 됐다. 소방당국은 현장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색·구조 작업을 서두르라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여론을 의식해 잔해물 제거 등 작업 상황을 부풀려 언급한 정황도 나왔다. 당국은 지난 13일 현장 잔해물 처리를 위해 현대산업개발 협력업체 인부 50여명이 투입됐다고 밝혔지만, 사실과 달랐다. 당일 현장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임모씨는 "잔해물 제거 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낙석방지망 등이 설치가 안 돼 있어 협의만 하다가 철수했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이 당초 16일까지 완료하겠다던 201동의 타워크레인 해체 계획은 현장 기술자가 작업중지권을 행사하면서 21일로 연기됐다. 경찰도 사고 현장에서 증거를 훼손하지 말 것을 현대산업개발 관계자에게 강력히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자 가족들은 현대산업개발의 대응에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잔해물 제거를 위한 중장비 반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문제 삼았다. 실종자 가족 대표 안모씨는 "어느 정도 준비가 돼야 구조를 할텐데 구조를 위한 기본도 갖춰지지 않고 있다"며 "(현대산업개발이) 몇 날 며칠이 걸려서 기계 한 대 가져왔고, 그게 고장나서 못 한다고 얘기한다. 이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단지 내 잔해물 제거를 위해 '롱 붐 암'(Long Boom Arm·팔이 긴 특수 굴착기) 2대, 집게 크레인 1대, 무인굴삭기 1대 등 7대의 중장비가 투입됐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도 나왔다. 인근 상인회 피해대책위원장인 홍석선씨는 안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서민들이 피해를 입은 이런 때 지역구 국회의원은 뭘하고 있느냐"며 "실종자 가족들이 현대산업개발에서 제대로 지원도 도움도 못 받고 있는데, 가족들을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송 의원은 통화에서 "상황 파악을 위해서 현장에 매일 나갔다. 실종자 가족들은 못 뵀다"며 "구조하고 있는데 번거롭게 할 수 없어서 조용히 왔다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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