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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교수의 건강 제안] 혼밥 건강하게 먹는 법

입력
2022.01.16 17: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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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A(35)씨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면서 몸무게가 12㎏이나 늘었다. 출퇴근할 때에는 점심과 저녁을 구내식당에서 주로 먹었는데, 재택근무를 하면서 집에서 혼자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혼밥을 할 때는 라면, 빵, 즉석 식품, 패스트푸드와 같이 간편하게 때울 수 있는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 체중 증가의 원인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2020년 서울시 먹거리 통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 서울 시민의 10명 중 7명꼴로 1주일에 한 번 이상 혼밥을 했다고 한다. 혼밥은 월 평균 가구 소득이 낮을수록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혼자 식사하는 이유로는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서’라는 답변이 72.3%로 가장 많았고, ‘일이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37.7%), ‘금전적인 이유로’(11.5%) 등과 같이 주어진 여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혼자 밥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식습관 변화로는 ‘포장 및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경우가 늘었다’가 49.2%, ‘온라인 식품 구매가 늘었다’가 39.1%, ‘직접 음식을 조리해 먹는 일이 많아졌다’가 43.4%이었다.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이용하여 한국 성인의 혼밥 횟수와 건강 관련 요인을 조사한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2끼니 혼밥군에서 동반 식사군보다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1.3배 높았다.

공복혈당장애 발생 위험도는 하루 2끼니 혼밥군에서 1.4배 높았고, 하루 3끼니 혼밥군에서 고혈압 발생 위험도가 유의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우울증 유병률은 하루 1끼니 혼밥군이 1.2배, 2끼니 혼밥군이 2배, 3끼니 혼밥군이 6.3배로 혼밥 횟수가 증가할수록 높았다.

또한 혼밥 횟수가 증가할수록 삶의 질이 유의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2016년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혼자 식사를 하면 식사를 간단하게 하거나 간편식을 주로 먹게 되는 등 절반 이상이 식사를 대충 때우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혼밥족의 간편하게 때우는 식습관은 자칫 잘못하면 단백질, 칼슘, 철분, 비타민, 식이섬유 등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하고 나트륨, 당류, 지방 등은 과잉 섭취하는 등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혼밥족이 주로 선택하는 메뉴가 가족 식사 메뉴와 달리 라면, 빵, 김밥, 샌드위치 등으로 간편한 단일 메뉴가 주를 이루기 쉽기 때문이다.

혼밥 빈도 증가는 최근 코로나19 유행으로 가속화된 측면이 있지만, 1인 가구의 증가와 식문화 변화, 비대면 디지털 의사소통 증가로 인해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무조건 혼밥을 피하기보다는 건강하게 혼밥을 하는 방법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루 세 끼를 제때 규칙적으로 먹고 가공식품보다 원재료를 사용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편식, 가공식품보다는 영양 균형이 맞는 식사를 챙겨 먹으며, 고기, 생선, 달걀, 두부, 콩, 유제품 중 1가지를 식단에 꼭 넣는 것이 좋다.

최근 일부 업체에서 제공하는 반조리 건강식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주 먹는 즉석 조리 식품에 생과일, 우유, 달걀, 두부, 견과류 등 신선 식품을 곁들여 영양 불균형을 예방하고, 되도록 천천히 식사해 폭식과 과식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 차원에서도 햄버거, 샌드위치, 김밥, 떡볶이 등 혼밥의 주요 메뉴 영양소와 성분명 표시제를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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