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곧 정점 찍을 것" 기대감에 증시 상승
연준 기준 금리 인상 등 긴축 공포는 여전
미국 소비자물가 지수(CPI)가 약 4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물가가 곧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기대감 확산에 오히려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7.0% 올랐다.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은 198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식품과 에너지 등 가격 변동성이 큰 상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지수 역시 전년 대비 5.5% 오르며 199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고공행진 중인 물가 탓에 '긴축 공포’가 확산되고 있지만 오히려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8% 올랐고, 다우존스와 나스닥 역시 각각 0.11%, 0.23% 상승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 직후 1.74%에서 1.71%까지 내려왔다.
7%를 찍은 고물가에도 증시가 안도 랠리를 펼친 데에는 물가가 정점에 다다랐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로 보면 지난 10월(0.90%) 정점을 찍은 뒤 두 달 연속 하락 중이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이 겨울을 지나 점차 둔화되면서 물가는 올해 1분기에 고점을 찍고 완만하게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게다가 12월 소비자물가가 높았다고 하더라도 시장 예상치에는 부합했던 만큼, 증시에 이미 선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물가 상승세가 연준의 목표 수준(2%)을 10개월째 초과하면서 긴축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3월부터 올해 금리 인상을 4번 해야 한다”며 “이른 봄부터 금리인상과 함께 대차대조표의 소극적 축소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금리 인상 횟수와 양적긴축 돌입 시점 모두 시장 예상치를 넘는 매파적 발언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매파적 커뮤니케이션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당분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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