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일본 중의원 선거 당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만들었던 ‘희망의 당’ 세력이 올해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부활할 조짐이다. 희망의 당을 정치적으로 계승한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가 12일 고이케 지사가 만든 도쿄도 지역 정당 ‘도민퍼스트회’와 단일 후보를 옹립할 방침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이 경우 국민민주당을 포함해 야권 후보를 단일화해 참의원 선거를 치르려는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구상은 흔들리게 된다. 기시다 후미오 내각 지지율은 계속 상승하는 반면 지지율이 저조한 야권이 단일후보로 여야 1대 1 구도를 끌어내지 못할 경우, 참의원 선거 역시 지난해 10월 말 중의원 선거에 이은 자민당 대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국민민주당, 도민퍼스트회 합류 시 고이케 지사 처우까지 검토
보도에 따르면 다마키 대표는 일본 최대 노동조합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본부를 방문, 요시노 도모코 회장에게 도쿄도 지역구에서 도민회 측과 단일 후보를 내겠다는 생각을 전했다. 렌고는 주요 대기업 노조가 가입된 노총으로, 전통적으로 야당의 지지 기반이었다. 하지만 일본공산당과는 오랫동안 거리를 둬 왔고, 지난해 중의원 선거 때도 입헌민주당이 공산당과 후보를 단일화하면서 ‘각외(閣外) 협력’(내각배분 없는 정책협조)하기로 결정하자 격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후 역시 공산당과 거리를 둔 국민민주당이 렌고와 가까워졌다.
다마키 대표는 도민퍼스트회 측이 합류(합당)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 경우 고이케 지사에 대한 처우나 새로운 당명도 검토하고 있다. 다마키 대표는 2017년 중의원 선거 당시 고이케 지사가 창당한 희망의 당에 민진당 측에서 합류했다.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 대항세력으로서 초창기 희망의 당은 큰 관심을 받았지만, 고이케 지사가 리버럴(진보) 진영 ‘배제’ 방침을 밝힘에 따라 합류하지 못한 의원들은 입헌민주당을 만들었다. 야권 분열로 자민당은 압승했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고이케 지사의 뒤를 이은 다마키 대표가 국민민주당으로 개명했다.
"희망의 당 재래 시 입헌민주당과 골 깊어질 것"
아사히신문은 “국민민주당과 도민퍼스트회가 합쳐지면 희망의 당이 재래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고이케 지사의 배제 발언을 계기로 결성된 입헌민주당과의 골은 더 깊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민주당은 중의원 선거에서 약진한 우파 야당 일본유신회와의 제휴도 꾀하고 있어, 유신회 간부와 가까운 마에하라 세이지 중의원 의원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기용하는 등 입헌민주당과 거리를 더 벌리고 있다.
현재 입헌민주당은 의석수 면에서 제1야당이지만 지지율은 5%대에 그친다. 중의원 선거 참패 후 새롭게 대표에 취임한 이즈미 겐타 대표는 국민민주당 및 공산당 등과 후보 단일화를 해야만 참의원 선거에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지만, 국민민주당이 입헌민주당과 거리를 두고 고이케 지사와 후보를 낼 경우 야권 단일화가 실패할 수도 있다. 아사히는 “야당 세력의 생각이 제각각이어서, 여야 대결 구도가 만들어질지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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