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객 급증에 온라인 거래 성행
판매·구매자 모두 입산 제한 조치
민·형사상 책임 부과 방안도 검토
한라산국립공원 탐방예약제를 악용해 무료인 탐방 예약 QR코드를 ‘한라산 입장권’이란 명칭으로 온라인에서 수만원에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한 중고 물품 거래 온라인 사이트에 게재된 매매 글.
한라산국립공원 탐방예약제를 악용해 무료인 탐방 예약 QR코드를 ‘한라산 입장권’이란 명칭으로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것과 관련 제주도가 대책을 내놨다. 타인 명의 QR코드 이용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1년간 한라산 입산을 금지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한라산 탐방 예약제와 관련 “탐방 예약 QR코드는 예약자 본인만 이용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QR코드를 가지고 탐방하다 적발될 경우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1년 동안 입산 금지 조치를 하겠다”고 12일 밝혔다.
도는 또 온라인 매매 행위 적발 시 법무담당관, 자치경찰단과 함께 민·형사상 책임을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외에도 탐방 예약 QR코드 사용시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현장에서 신분 확인도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한라산 설경을 즐기려는 탐방객들이 몰리고 있지만, 탐방 예약제 실시로 인원이 제한됨에 따라 예약 경쟁이 치열해지자 중고물품 거래 온라인 사이트에서 ‘한라산 입장권’ 거래가 등장했다. 한라산 탐방 예약 후 예약자가 받은 QR 코드만 복사해 넘겨주면 신분 확인 없이 탐방이 가능하다는 제도적 허점을 노린 것이다. 실제 무료인 탐방 예약 QR코드가 1만∼5만 원 등에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도 산지에 대설경보가 내려진 12일 오전 한라산 상공에서 바라본 백록담의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연합뉴스(사진작가 최광호 제공)
한라산국립공원 탐방 예약제는 적정 탐방객 수용으로 지속 가능한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본격 시행되고 있다. 1일 탐방 인원은 성판악 탐방로 1,000명, 관음사 탐방로 5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처럼 1일 탐방객 수가 제한된 상황에서 최근 유명 연예인들의 아름다운 한라산 설경을 돌아보는 모습이 TV에서 방영돼 탐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탐방예약시스템이 일시적으로 ‘먹통’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주말과 휴일 오전 6~10시 입산 시간대 예약은 이미 정원초과로 예약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변덕승 도 세계유산본부장은 “탐방예약제는 한라산 환경자산의 지속 가능한 보호를 위해 시행되는 정책으로 본래 목적이 변질되지 않도록 탐방객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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